이탈리아의 한 직장 여성이 동료의 커피에 신경안정제를 주입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범행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7년 10월 6일이었다. 당시 세라토는 피에몬트 지역의 브라에 있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날 세라토는 동료들을 위해 평소처럼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사왔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커피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가져온 카푸치노를 단숨에 벌컥 들이켰던 앨리스 보든에게서는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든은 커피를 마신 순간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책상으로 걸어가면서는 몸의 균형을 잃기도 했다. 보든은 “평소에는 그냥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마시곤 했는데 그날은 단숨에 원샷을 했다”고 말하면서 “순간 앞이 캄캄해졌고, 마치 몸이 붕 떠있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몸에 이상 징후를 느꼈던 그는 즉시 병원을 찾아 뇌줄중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 뇌졸중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상태는 더욱 나빠지기만 했다. 그후에도 계속해서 원인모를 어지러움증에 시달렸던 그는 증상이 심한 날에는 운전을 하던 중 차를 벽에 들이박기도 했다.
그가 동료인 세라토가 매일 아침 사오는 커피를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 크리스마스 무렵이었다. 보든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를 통해 “세라토가 며칠 휴가를 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딱 그 기간 동안에는 내 상태가 괜찮았다. 그래서 나는 커피와 현기증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에 신경과 전문의는 한 달 동안 동료가 사오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권했고, 나는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지 않은 채 몇 달이 흘렀고, 놀랍게도 보든은 그동안 현기증을 단 한 번도 느끼지 않았다. 이에 그는 세라토가 자신의 증상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보든은 어느 날 세라토에게 카푸치노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사온 커피는 반만 마셨고, 나머지 반은 성분 검사를 위해 남겨두었다.
그녀의 의심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보든은 “남은 커피의 성분을 검사한 결과 신경안정제가 일반권장량의 10배 이상 섞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된 세라토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자백했고, 오랜 재판 끝에 최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