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관을 방문한 조명래 환경부장관(왼쪽)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일요신문] 2012년부터 ‘생태와 도시가 지속 가능한 환경교육 도시’를 비전으로 환경교육 확대와 내실화에 공을 들인 수원시의 환경교육 정책이 결실을 이루고 있다.
수원시 환경교육의 첨병으로 평가받는 ‘수원이 버스’가 대표적인 예. 수원이는 1977년 수원에서 최초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로 만든 것이다. 수원시 상징물인 수원이를 몸통 곳곳에 붙인 이 버스는 수원의 환경을 널리 알리기 위한 도로 위의 광고판이자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로 쓰인다.
버스 내부는 좌석 대신 시각과 청각, 촉각 등 오감을 활용해 환경을 알아보는 11가지 코너로 알차게 채워졌다. 15명 안팎의 어린이가 함께 환경에 대해 공부하고 교감하는 공간이다.
버스에 탄 아이들은 수원시 지도를 보며 주요 산과 하천의 위치를 파악하고, 칠보치마와 백로 등 보존이 필요한 8대 깃대종을 퍼즐로 확인하거나 수원을 대표하는 동·식물과 곤충 등을 증강현실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는 논과 수서생물 표본을 관찰하고, 맹꽁이·참개구리·수원청개구리 소리를 비교해보며 수원청개구리 특유의 울음소리를 가려내는 코너도 흥미롭다.
아이들에겐 환경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고 공유하는 시간과 촉감만으로 자연물의 정체를 확인할 기회도 주어진다. ‘수원이’와의 인증샷 촬영으로 교육을 마무리하는 이 버스는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을 통해 2018~2019년 2년간 6653명의 학생에게 환경교육을 제공했다.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은 “수원청개구리가 왜 수원청개구리인지, 수원의 환경이 어떤지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유익하고 재미있는 버스”라고 평했다. 찾아가는 환경교실 버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수원시가 유일하게 운행한다.
2019년 6월 환경교육친화도시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수원시 환경교육 정책은 2012년 닻을 올렸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염태영 시장은 2012년 2월 환경교육 전담팀 신설을 시작으로 ‘환경교육 진흥 조례’를 공표하고, 민·관·학 환경교육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환경교육을 역점사업으로 삼는다고 선언한 지자체는 수원시가 처음이다.
8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환경교육을 받은 시민이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5년 19만 5533명이던 환경교육 참여 인원은 2016년 33만 9095명, 2017년 35만 9491명, 2018년 55만 6401명, 지난해 68만 5091명을 기록했다.
수원시에는 환경교육의 거점 역할을 하는 4곳이 있다. 지역환경교육센터인 칠보 생태환경체험교육관(연평균 방문자 수 2만 7900명), 광교 생태환경체험교육관(14만 명),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8만 6000명), 수원시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4만 3000명)다. 환경교육 프로그램은 이들 시설뿐 아니라 46개 환경교육 거점에서 다채롭게 제공된다. 수원시 24개 부서가 진행하는 환경교육 프로그램만 123개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과 수원의 생태와 물환경 등을 탐색하는 ‘수원이 환경이야기’, 수원이를 주인공으로 한 인형극을 만날 수 있는 ‘수원이와 놀자’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수원시는 찾아가는 수원이 환경교실 버스의 뒤를 이을 전기버스를 개조해 친환경 환경교육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온라인 기반 비대면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역의 생태계 보전과 환경을 개선하려면 환경정책 못지않게, 시민의 환경의식을 높이는 환경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원시는 앞으로도 환경교육 모범도시로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환경교육 정책을 민・관・학의 협력 하에 내실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