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에디터 겸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A 씨가 갑질 연예인 폭로에 나선 가운데 이 연예인이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사진 우측)으로 지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손과 발, 뇌가 묶인 채로 가만히 서서 그 질색하는 얼굴과 요동치는 인간의 지X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돼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15년을 이 바닥에서 별의별 인간들을 경험하고는 인생사에 무릎을 꿇었다고 생각했고 이젠 거진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예인과 함께 한 시간을 “낯선 방에서의 지옥 같은 20여 분”이었다고 묘사한 A 씨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며 “그녀를 위해 행동을 취해야 겠다”고 당시 상황의 녹취 파일이 있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A 씨의 이 같은 폭로글은 게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좋아요 수 9000개 이상, 댓글 수 2300여 개를 기록하며 대중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글의 말미에 해시태그로 ‘#psycho’(사이코), ‘#monster’(몬스터)를 달아 놓은 것을 보고 대중들은 “레드벨벳을 겨냥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 슬기의 듀오가 지난 7월 발표한 첫 앨범이 ‘Monster’이고, ‘Psycho’는 지난해 12월 레드벨벳이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A 씨의 글에 ‘좋아요’를 누른 이들 가운데 레드벨벳과 작업을 한 업계 관계자들이 있다는 점도 대중들의 추측에 불을 붙였다. 레드벨벳의 팬들은 “A 씨가 2016년에 작성한 인스타그램 글을 보면 아이린에 대해 칭찬을 쓴 글이 있다”며 그가 겨냥한 ‘갑질 연예인’이 아이린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에 A 씨가 해당 글을 삭제하면서 실제 그가 아이린을 지목해 폭로 글을 쓴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아이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아이린과 관계 없다거나 폭로 사실을 확인 중이라는 등 일반적으로 논란이 발생했을 때 소속사들이 취하는 ‘FM’ 대응도 전무하다. 앞서 소속 연습생과 관련한 악성 루머를 놓고 이레적인 법정 대응 공식 입장을 냈던 SM이었던 만큼 이번 논란의 불편한 침묵은 오히려 더 어설픈 추측을 낳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