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철 남부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수사 책임을 부여받은 검사장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일요신문DB
박 지검장은 22일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사의를 밝혔다.
박 지검장은 “김봉현은 1000억 원대의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그 본질이다. 그리고 로비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며 “그럼에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2차례 입장문을 발표해,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여야만 한다. 그런데 검찰총장 지휘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했다.
박 지검장의 사의를 두고 검찰총장 수사지휘 배제에 대한 반발이 배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라임 사건으로 검찰이 갖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수사 책임권한이 있는 박 지검장이 사표를 내 무책임한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라임 관련 수사는 청와대 행정관 관련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정치권 연루에 초점을 두고 이뤄져, 검찰이 정작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라임으로부터 3000억 원을 투자받은 시행사 김 아무개 대표는 라임 사태 몸통으로 분류됐지만, 검찰은 아직 소재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 사건을 엄정하게 수사해야할 시기에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