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헬릭스미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헬릭스미스는 지난 9월 216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주발행가는 3만 8150원으로 당시 5만 원이 넘던 주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물량 부담에다 사모펀드 투자 손실 소식 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6일 회사 측도 경영상 문제점을 인정했다.
회사가 확인한 내용은 △2016년부터 펀드 등에 무단으로 고위험투자를 하다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때문에 제재를 받아 증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며 △최대주주가 지분 수증에 따른 세금을 마련하기 위한 매물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 등이다. 이 같은 위험 요인으로 신주발행가 한참 아래로 주가가 급락해 유상증자는 실패 가능성이 아주 커졌다.
헬릭스미스가 이번 유상증자에 실패하면 생존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에도 세전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데 이어 올해에도 이미 상반기에만 세전 손실이 자기자본의 33%를 넘고 있어서다. 올해에도 적자가 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된다. 하반기에도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만큼 자본을 늘려야만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증자 실패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1100억 원가량의 전환사채에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해 대규모 현금유출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빌려준 돈을 서둘러 회수하려는 금융기관의 압력이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매매거래 정지나 상장폐지 위험이다.
헬릭스미스 사례로 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이나 시설투자용으로 자본을 조달해 집행 전까지 자금을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됐다. 초저금리로 은행예금이나 단기채권으로는 실질가치 하락이 불가피해 투자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바이오기업 재무담당자들은 투자관련 경험과 지식이 부족해 그릇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 능력과 함께 재무관리 투명성도 투자 시 점검할 필요가 커졌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