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입단 신인 김진욱의 아버지 김태경 씨는 고향이 부산이며 어린 시절 롯데 어린이 회원이었다고 밝혔다. 사진=김태경 제공
2021년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강릉고 좌완 투수 김진욱의 아버지 김태경 씨는 오랜 롯데 팬이다. 부산이 고향인 김 씨는 어린 시절 롯데 어린이 회원이었고, 롯데 야구를 보며 성장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롯데가 지난해 성적이 최하위였다는 점, 코로나19로 해외 진출을 생각하기 어려웠다는 점, 그리고 진욱이가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전체 1번으로 지명됐다는 점, 근데 그 지명 팀이 롯데였다는 사실이 정말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났다면 진욱이가 롯데와 계약하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김 씨는 아들의 야구를 위해 일부러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에 아들을 입학시켰다고 한다.
“최재호 감독님이 진욱이 중학교 때부터 관심을 나타내셨다. 유신고에 갈 수도 있었지만 감독님의 관리를 받으며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강릉고가 진욱이한테 더 잘 맞을 것이라는 판단에 진욱이를 강릉으로 유학 보낸 것이다.”
김 씨는 롯데와의 계약 과정에서 속앓이를 했던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최근 몇 년간 고교 유망주들의 프로 입단 계약금이 3억 원대에 형성된 터라 김진욱도 그 수준에서 받게 되리라고는 예상했지만 나승엽이 5억 원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살짝 마음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팀이라고 해도 아들의 장래를 생각하면 쉽게 계약서에 사인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결국에는 아들을 위해 구단의 제시액을 받아들였다. 하루라도 빨리 롯데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고 싶어 하는 아들의 진심이 느껴져 더 이상 다른 생각은 안하기로 했다.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김 씨는 아들이 KBO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 행보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롯데 자이언츠를 보며 성장했지만 아들은 롯데와 메이저리그 야구를 보며 성장한 터라 아들이 꼭 자신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