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일 불구속 기소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사진 왼쪽)과 한명현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 4.15총선 기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
[일요신문=여주·양평] 정치자금법(정치자금 불법수수)과 공직선거법 위반(금품제공, 선거비용 초과 지출 등) 혐의로 지난 8일 불구속 기소된 김선교(60, 여주시·양평군) 의원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11월 5일(목) 열린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이병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등 선거캠프 관계자 56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당초 10월 22일로 예정되었던 공판준비기일이 김 의원 측 변호사의 연기 요청으로 2주 연기됐다.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김 의원 등이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 의원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공소사실로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할 예정이어서 양측은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칼이냐, 전직 대검 차장검사와 세종 등 대형 법무법인 등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린 김 의원 측의 방패냐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찰과 김 의원은 지난 4.15 총선 기간 중 김 의원이 불법후원금 수령 및 불법선거자금 사용에 대해 지시 내지 보고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맞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의원이 불법후원금 4,771만원 수령과 불법선거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 후원금 한도액(1억5천만원) 초과(4,848만원)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성립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후원금은 회계담당자가 관리하는 것이어서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선거비용 초과 사용 역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검찰과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의원과 함께 기소된 선거회계책임자 등 나머지 캠프관계자 55명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 김 의원 벌금 100만원·회계담당자 벌금 300만원 이상 확정시 당선 무효
# 수사검사가 공판 끝까지 책임…김 의원, 대규모 변호인단으로 맞서
김 의원 본인이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회계책임자 A씨(여)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이 경우 반환·보전받은 기탁금 및 선거비용을 관할 선관위에 반환하여야 한다.
검찰은 공소유지를 위해 사건 수사를 맡았던 형사부 권다송이(여) 검사에게 공판 실무책임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측도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에 맞선다. 김 의원은 대검차장 출신인 봉욱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소백 변호사 3명과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 2명, 원길연 변호사 등 7명을 선임했다. 19일에는 대형 법무법인 세종 윤재윤 변호사(전 춘천지방법원장) 등 6명을 추가로 선임해 변호인만 총 13명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세종 윤재윤 변호사는 앞서 김 의원의 2014년 양평군수 선거에서의 선거법위반 변호를 맡기도 했다.
3,000만원 넘게 선거비용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진 선거회계책임자 A씨 역시 김 의원 변호를 맡고 있는 봉욱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소백과 청림 소속 변호사 등 6명이 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정치자금 부정수수)과 공직선거법 위반(매수 및 이해유도)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현 당시 김선교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은 법무법인(유한) 한결 변호사 3명이 변호를 맡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에게 돈을 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선거홍보기획단장 B씨, 유세단장 C씨, 운영위원장 D씨와 운영위원 10명, 100만원씩 받은 연설원 3명, 법정수당 7만원을 초과하여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운전기사 1명(30만원)과 선거운동원 35명(율동 8명 1일 4만원씩 추가, 피켓 27명 1일 3만원씩 추가) 등 53명 역시 한 본부장과 같은 법무법인(유한) 한결 변호사 3명이 변호를 맡고 있다.
반면 후원금회계책임자 E씨는 현재 국선변호인이 선임된 상태로 지난 20일 국선변호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 김 의원 선거법 위반 전력 부담...2010년 벌금 50만원, 2014년 1심 벌금 90만원·2심·3심 무죄
# 회계책임자 역시 2004년 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80만원 전력...재판에 영향 미칠 가능성 대두
김선교 의원은 지난 2007년 재선거에 출마해 양평군수로 당선됐다. 이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군수에 재선된 김 의원은 당시 군의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만원이 확정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3선 군수가 된 김 의원은 이번에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과 3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처럼 두 차례 공직선거법위반 재판 전력이 있는 김 의원이 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도 정치자금법 위반(정치자금 불법수수)과 선거법 위반(법정 수당 외 금품제공, 법정 선거운동 비용 초과 지출 등) 등 혐의로 기소되자 그 결과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계책임자 A씨 역시 2004년 8월 수원지법여주지원에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위반죄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항간에는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A씨의 과거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원들에게 법정수당을 초과하여 지급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선거비용제한액을 0.5% 초과하거나 허위 회계보고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역시 정치자금부정수수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불법후원금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할 만큼 ‘돈 선거’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