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믿음 주는 건강보험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KBS와 서울대 등 공동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국민 87.7%가 공단에 신뢰한다고 응답하였다.
그 어떤 때보다 공단의 신뢰도는 향상되고 있으며 공단 역시 국민들의 믿음에 공감하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공단 재정 누수의 원인이 되고 있는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과의 힘겨운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무장병원 및 면대약국이란 의료법 및 약사법에 따라 개설 주체가 아닌 자가 의료기관·약국 개설주체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것으로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사무장병원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사익 추구를 위해 국민의 생명, 안전, 건강은 뒷전이며 질 낮은 인프라 역시 문제이다. 의료인력 부족과 잦은 이직, 과밀병상 운영 등 적정 의료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없고 감염병 관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일반 의료기관과 비교 분석한 자료를 보면 ▲(병실당 병상수) 일반 의료기관 3.35개, 사무장 의료기관 5.35개(2.0개↑) ▲(의료인 고용비율) 일반 의료기관 15.2%, 사무장 의료기관 10.0%(5.2%p↓) ▲(70세 이상 대표자) 일반 의료기관 3.7%, 사무장 의료기관 18.5%(5배↑) ▲(봉직의 6개월내 이직율) 일반 의료기관 21.4%, 사무장 의료기관 45.5%(2.1배↑) 등이며, 또한 사무장병원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관리에 취약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두 번째로는 국민이 낸 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하여 보험재정 누수 심각한 점이다. 사무장병원 등에 의한 피해액이 3조4,869억원(1,621기관)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환수율은 5.2%에 불과하다.(2020년 6월 기준) ‘19년 환수결정금액이 연간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조원에 근접한 9,475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재정누수에 따른 국민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연평균 진료비 청구 비교분석 결과 과잉진료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1인당 입원비용) 일반의료기관 2,491천원, 사무장 의료기관 4,217천원(1.7배↑) ▲(건당진료비) 일반의료기관 88천원, 사무장 의료기관 255천원()2.9배↑) ▲(1인당입원일수) 일반의료기관 36.4일, 사무장 의료기관 75.0일(2.1배↑) 등으로, 이처럼 사무장 병원 등에 대한 재정 누수가 심각함에도 현재 사법기관의 단속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계좌 추적이 불가하며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 불법개설기관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인 운영성과에 대한 귀속여부를 자금흐름을 통해 밝혀야 하나 수사권이 없어 자금추적 불가하며 방조자·참고인 등 관련자에 대한 직접 조사 불가하다.
공범으로 추정되는 법인의 임원과 전직 직원 등에 대한 조사가 어렵고 개설·운영과정의 직·간접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하여야 하는데 직접조사 불가하다. 또한 일선경찰에서는 보건의료 전문수사 인력 부족과 이슈사건 우선수사 등 타 사건에 밀려 평균 11개월로 수사 장기화로 인한 재정누수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복건복지부에 복지부 특사경팀(2017년 12월 권한확보 후 2019년 1월부터 활동)이 운영 중이나 인력 부족(2명)으로 직접 수사가 어렵고 면허대여약국 수사권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지자체에도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어 운영 중이나 역시 잦은 인사이동 등으로 전문성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공단에서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라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국회 등에 홍보를 하고 있으며 국회에서 의원입법안이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도 다시 발의되어 있다. 특별사법경찰 제도는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따라 일반 범죄이외에 특별한 사항에 관하여 원래 사법경찰이 아닌 행정공무원에게 법률의 규정 또는 검사장의 지명에 의하여 사법경찰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공단이 특사경을 도입해야할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는 전문성의 원칙이다. 공단은 사무장병원 등에 관한 조사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불법개설기관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다양한 의료, 수사, 법률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공법인이다.
공단에서는 현재 약 119명(본부 72명, 지역본부 47명)의 전문 조사인력이 배치되어 있으며 조사 유경험자는 약 200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사무장병원 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개설·운영 및 성과귀속 단계까지 파악하여 불법행위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전문 조사인력이 많은 공단이 적임자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공단은 그 동안 행정조사 전담수행에 따른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축적으로 불법개설기관 조사권한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지만 행정조사는 전적으로 공단 직원이 수행하여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불법개설 의심기관 분석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수사에 필요한 정보 파악 및 활용에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공단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9년 1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불법개설의료기관 단속팀’에 공단 직원 2명(수사관 출신 등)을 파견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경상남도 등 일부 지자체에서 불법개설기관 수사 시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자체 수사가 불가할 경우 공단에서는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긴급성의 원칙 측면이다.
공단은 국민의 생명·신체·안전·건강 등의 피해로부터 보호할 긴급성 존재이다. 불법개설기관은 개설 상태가 계속되는한 범죄행위가 종료되지 않는 계속 범으로 수사를 취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긴급성’의 존재이며 그 사례로는 ‘18. 1월 화재사건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밀양세종병원을 들 수 있겠다.
또한 불법개설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경우 불법개설 행위의 예방 및 수급자인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강제수단을 통한 신속한 증거확보로 수사의 효율성 제고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를 위해서는 수사기간 단축 역시 시급하다.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를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로 불법개설을 확인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건보법 제47조의2) 그러나 현재 수사기간은 평균 11개월(최장 3년 4개월)로 3개월 이내 종결 건은 전체 수사종결 810건 중 41건(5.6%)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단에 특별사법경찰 권한이 부여될 경우 현행 평균 11개월의 수사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 가능하며 국민부담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의 특사경 도입으로 일부에서는 수사권 오남용 등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은 주지하고 있다.
그에 대한 방지 장치로는 공단 특사경 수사권한은 법률로 제한돼야 하며 공단 특사경의 수사범위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에 한해 그 권한이 법제화 되어 있고 일부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진료비 착오·거짓청구에 대한 확대수사는 현행법 체계상 수사 불가하며 법적 근거가 없다.
또한 특사경 추천권을 보건복지부 장관이 행사토록 하여 의료계의 경찰력 비대화 및 상시 감시와 통제 초래의 우려를 씻을 수 있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천권을 행사하고 검찰에서 수사권한이 승인된 직원에 한하여 상당히 제한적으로 운영 할 예정이다.
수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공급자 참여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하여 수사 개시 전 복지부·공단·공급자가 참여하여 불법개설 혐의 의심 건에 한하여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비공무원에 대한 특사경 제도 도입사례는 ‘선장과 해원 등’, ‘국립공원관리공단 임직원’, ‘금융감독원직원’에 대한 부여한 사례가 있다.
공단이 특별사법경찰권 부여 시 기대되는 효과를 살펴보면 첫째 신속한 수사 종결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재정누수 차단을 볼 수 있다. 이는 행정조사와 연동하여 수사기간 8개월 단축 가능(11개월→3개월)하여 진료비 지급보류 시기 단축할 수 있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수사기간 단축으로 조기 채권 확보가 가능하여 재산은닉 또는 사해행위 최소화로 신속한 채권확보로 이어져 저조한 징수율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는 건전한 의료기관 운영 보호와 경찰 효과에 있다. 건전한 의료기관의 수익 증대와 의료인의 직업 수행의 자유가 더욱 보장되고 불법개설기관 신규 진입 억제와 자진 퇴출 효과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공단의 특별사법경찰권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통과되기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기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연제지사 곽승호 과장
정리=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