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원 광명시장이 지난 7월 31일 국회에서 양기대·임오경 국회의원, 차량기지 이전 반대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박승원 광명시장 페이스북 캡처
[일요신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사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기획재정부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타당성 재조사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기재부 총사업비조정위원회는 지난 9월 23일 ‘국가재정법’과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총사업비가 100분의 1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타당성 재조사 결론을 내렸다.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총사업비는 지난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타당성 재조사에서 9368억 원, 2019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서는 1조 717억 원으로 14.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은 KDI가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게 됐다. 검토내용에 따라 조사기간이 단축될 수 있지만, 대체로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이 급제동이 걸린 데는 광명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한몫했다. 광명시는 지난해 5월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이어 올해 6월 국토부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는 한편, 8월에는 기재부에 총사업비 조정을 요청했다.
특히 광명시는 국토부가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되는 법적 기준 ‘사업비 15% 이상 증가’를 피하기 위해 차량구입비, 환승시설 구축비, 지장물 보상비 등 일부 사업비를 축소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타당성 재조사를 지속적으로 요청, 기재부로부터 타당성 재조사 결정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번 타당성 재조사 결정은 광명시가 바라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재정법’ 등 관련 규정에 명시된 절차를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광명시는 현재의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예정지는 반대하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관련 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민·관·정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박승원 시장은 “현재 부지로의 차량기지 이전은 명분도 절차적 정당성도 없다”며 “차량기지 이전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광명시민 입장은 단 하나 ‘결사반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광명시민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지금 부지가 아니라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이웃한 도시, 중앙과 지방 모두가 상생하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손시권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