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 최종 우승 ‘진’을 차지한 ‘미스터트롯’은 무려 35.7%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 화면 캡처
‘뽕숭아학당’과 ‘트롯신이 떴다’는 모두 트롯 프로그램으로 출연진이 겹치기도 했다. ‘신’으로 분류되는 쟁쟁한 레전드 스타들이 나오는 ‘트롯신이 떴다’지만 한창 잘나가는 ‘미스터트롯’ 출신 신예스타들에게 밀리고 말았다. 최근에서야 이런 흐름이 달라진 것인데 ‘트롯신이 떴다’가 시즌2를 시작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포맷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 그랬듯 요즘 트롯 열풍의 원동력은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힘이다.
그렇다고 ‘뽕숭아 학당’을 근소한 차이로 이긴 ‘트롯신이 떴다 라스트 찬스’가 과거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인기에는 범접하진 못하고 있다. ‘미스트롯’의 최고 시청률은 18.1% 였고 ‘미스터트롯’은 무려 35.7%까지 기록했다. MBN ‘보이스트롯’ 역시 최고 시청률을 18.1%까지 기록했지만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12월 방송 예정인 ‘미스트롯 시즌2’와 내년 방영 예정인 ‘미스터트롯 시즌2’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미스트롯’ 시즌2는 11월 9일 첫 녹화가 예정돼 있다.
‘슈퍼스타K’와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엄청난 화제를 양산했던 Mnet(엠넷)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하나같이 시즌2가 가장 성공적이었다. ‘슈퍼스타K’ 시즌2는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을 배출했고 허각과 존박의 결승전이 엄청난 화제를 양산했다. ‘프로듀스 101’ 역시 시즌2를 통해 워너원을 데뷔시키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시즌3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슈퍼스타K’는 시즌3에서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를 탄생시키며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그렇지만 2년 뒤인 2013년 버스커버스커의 드러머 브래드가 미국 음악전문 사이트 ‘노이지’ 인터뷰를 통해 ‘슈퍼스타K’에 대한 문제점을 폭로했는데 특히 ‘슈퍼스타K’ 시즌3 제작진이 버스커버스커의 참가를 먼저 제안했다는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동력은 좋은 참가자들이다. 앞선 시즌보다 더 좋은 우승자가 나와야 하는데 자진해서 신청하는 참가자들의 수준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제작진이 좋은 참가자를 찾아 사전 섭외한다는 의혹이 거듭됐던 터라 브래드의 폭로가 더 화제가 됐다. 바로 제작진이 “당시 버스커버스커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까지 만들어 참가 신청을 했다”고 반박했고 브래드 역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고 밝혀 곧 논란이 잦아들었지만 시즌이 거듭되며 의혹도 계속됐다.
‘프로듀스’ 시리즈도 시즌3에 해당되는 ‘프로듀스 48’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 김용범 CP(책임프로듀서)와 안준영 PD가 출연자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징역 1년 8월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일반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한 ‘슈퍼스타K’와 달리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 출연해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 탄생한 워너원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시즌3을 통해 데뷔할 걸그룹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런 부담감이 제작진의 순위 조작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사전투표 결과를 사전에 확인한 뒤 이대로 멤버가 구성되면 워너원 같은 대박이 어렵다고 판단한 김용범 CP가 안준영 PD 등과 함께 순위를 조작한 것이다. 시즌2의 워너원처럼 성공한 아이돌 그룹을 만들기 위해 최적의 멤버를 선발하려 범죄를 저질렀다. 결국 ‘프로듀스 48’을 통해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이 탄생해 대성공을 거뒀지만 순위 조작 논란에 휘말리고 말았다.
12월 방송 예정인 ‘미스트롯 시즌2’는 11월 9일 첫 녹화가 예정돼 있다. 제작진은 워낙 출중한 가창력을 선보인 송가인을 능가할 참가자가 등장하는지 주목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즌2가 가장 잘되는 까닭은 시즌1의 성공을 보고 참가를 망설였던 실력자들이 대거 참가 신청을 하기 때문이다. 실력파 참가자가 소진되는 시즌3부터 어려움이 시작돼 출연자를 사전 섭외하거나 순위를 조작하는 등 제작진의 인위적인 손길이 가미되며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실제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대성공 이후 실력파 참가자들이 시즌2를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보이스트롯’과 ‘트롯신이 떴다 라스트 찬스’라는 기회가 있었지만 더 큰 파급력을 갖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즌2에 실력자들이 대거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즌2가 가장 잘 된다’는 방송가의 예상처럼 송가인과 임영웅을 능가하는 실력자들이 시즌2에 등장한다면 흥행 대박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내년에 트롯 열풍이 더 뜨거워질 수도 있다.
TV조선 관계자는 “당장 ‘미스트롯’이 중요한데 송가인이 워낙 빼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라 이를 능가할 참가자가 등장할지 살짝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창력이 다소 떨어져도 빼어난 외모 등 다른 요소를 갖춘 참가자들이 화제를 양산하는데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은 오직 가창력만 중요해 더욱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한계와 문제점을 분명히 알고 있는 터라 실력파 참가자를 사전 섭외하는 등의 인위적인 작업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시즌을 더 끌고 가기 어려워지면 시즌2까지만 방송하게 되더라도 애초 기획 의도에 충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