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일요신문] 전북지역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가운데 35% 가량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고 기타대출이나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이자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주와 군산, 익산 등 3개 시에 편중돼 나머지 지역 가계대출 차입자들이 은행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융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전북지역 금융자금의 현황 및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전북지역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차입금액은 65.9%로 전국에서 제주(62.6%)와 전남(63.3%) 다음으로 낮고 비수도권 평균(71.5%)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 반해 신용대출 차입금은 14.4%로 세종(15.9%)과 전남(15.2%) 다음으로 높다. 이처럼 전북지역은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채무구조가 형성됨에 따라 다른 지역 차입자들보다 높은 이자를 부담할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또 전북지역은 은행 가계대출이 전주와 군산, 익산 등 3개 시에 편중돼 8개도 지방도 가운데 충북 다음으로 가계대출의 지역편중이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의 지역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 지수가 전북지역의 은행의 경우 6월말 현재 5,503으로 비은행(3,292)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HHI 지수가 높을수록 광역지자체 내 일부 기초지자체에 가계대출이 집중되고 낮을수록 고르게 분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북지역은 은행의 잠재적 수요가 많은 3개 시에 은행 점포들이 집중돼 타 시군보다 은행 평균 대출금액이 많은 것이다.
3개시에 점포를 설립한 은행은 평균 9개에 달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3개에 불과해 은행의 금융상품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효율적인 자금 차입수단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별 점포 수는 농협은행 22개(45.8%), 전북은행 12개(25.0%), KB국민은행 5개(10.4%) 등 3개 은행이 은행 점포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금융상품 이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
결국 이들 지역은 비은행 금융기관을 이용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가계대출시 높은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3개 시를 제외한 지역의 단위조합 등 상호금융 대출금액 비중이 50.8%인데 반해 은행 대출금액 비중은 22.7%에 불과하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올해 1~9월 기준 3.46%로 은행(2.76%)에 비해 0.70%p가 높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지역 가계대출은 금리가 높은 비은행과 신용대출 상품의 비중이 높아 담보, 신용여건 등과 무관한 추가적인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저금리 업권과 상품으로 대환 등을 통해 가계대출 채무구조를 조정해 이자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영상통화 등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창구 업무를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무인 점포와 원격으로 예적금 가입 및 대출상담 등을 처리하는 원격 화상전용 창구 등을 도입하고 가계대출 차입자와 수요자에 대한 실무적인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이해도와 채무구조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