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진행된 부산 시구군 의회 합동 가덕도신공항 유치 결의대회. 사진=부산시 제공
[일요신문] 부산시의 염원인 ‘가덕신공항’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차원에서 가덕도신공항을 추진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고, 최근 이뤄진 법원의 판결도 ‘가덕신공항’ 추진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낙연 대표는 4일 오후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현장 최고위원회 및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가덕신공항 적정성 용역비 예산 신설 제안 사실을 언급하며 “부·울·경 시도민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가덕신공항 건설에 있어) 향후 절차가 단축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부울경 동남권 메가시티가 실현되면 인구 800만이 넘는 초대형 경제·생활공동체로 지역경쟁력이 높아지고 활력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부·울·경의 노력에 당도 전폭적으로 동의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김교흥 의원이 가덕신공항의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용역비를 이번 예산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이 여러분이 걱정하는 향후 절차의 단축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도 될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이 검토 대상으로 올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함께 참석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항은 “김해신공항 검증과정에서 안전성·환경 등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과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며 “당초 합의된 검증위의 역할인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술검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정부 내에서도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아직 김해공항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끝나지 않았는데, 아마 이달 중 김해공항 문제에 대한 정부 입장이 정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현실적인 공항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결도 가덕신공항 추진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항공기 소음에 시달리는 김해공항 인근 주민에게 정부가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부산지법 민사4부(부장판사 오영두)는 지난 9월 23일 부산 딴치마을 주민 147명이 제기한 김해공항 소음피해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정부는 원고 중 85웨클 이상의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66명에게 2014년 12월 23일부터 2017년 12월 22일까지 3년간 월 3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현재 정부의 방침대로 김해공항을 확장할 경우 소음 피해는 최대 6배까지 커진다. 이 판결에 따라 향후 김해공항이 확장되면 주민 소송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김해공항 확장안 폐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동남권신공항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을 백지화하고 가덕신공항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신공항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재검증을 약속했다. 이후 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가 설치돼 신공항 재검토에 들어갔다. 검증위는 올해 안으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