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우선 대주주 기준 10억 원은 가족 합산이다. 3인 가족이 각자 3억 원어치를 보유한 것과 1억 원 차이다. 물론 개인별 한도를 정하는 것이 부담이 좀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유예다. 2년 후 다시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2023년부터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전면 과세가 이뤄진다. 그때가 되면 이 기준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1주택자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재산세 감면도 절묘하다. 공시가 6억 원으로 재산세 감면을 받아도 해마다 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감면액보다 증세액이 더 크다.
정부는 전국 주택의 95%, 서울 주택의 80%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가격 6억 원 이하면 시세 9억 원가량이다. 이는 올해 공시가격 기준이다. 실제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내년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공시가격 인상과 함께 현재 90%인 공정가액비율이 내년 95%, 내후년 100%로 높아진다.
10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8억 5696만 원이다. 시가대비 평균비율 69%를 적용한 공시가격은 5억 9130만 원이다. 과세표준은 이의 90%인 5억 3217만 원이다.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매년 3%씩 오른다고 가정하면 내년 공시가격은 6억 904만 원인데 과표는 이의 95%인 5억 7859만 원이다. 1년새 과표가 8.7% 오르는 셈이다. 2022년에는 공시가 6억 2731억 원이 그대로 과표가 된다. 과표 상승률은 8.4%로 낮아지지만 이 해부터는 재산세 감면혜택이 사라져 세 부담 가중 부담이 전년보다 훨씬 커진다.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서울시 아파트 상당부분이 2년 내에 재산세 감면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시세가 오른다면 그 이전에도 감면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실제 최근 집값은 다시 빠른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11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값은 0.17% 상승해 전주(0.1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6·17 부동산 대책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김포는 갭투자 수요까지 더해지며 주간 상승률이 2%에 육박하는 등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내년 입주 물량도 올해의 4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전세난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 아파트값도 이번 주 0.23% 올라 한국감정원이 이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세수급 불안으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전환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