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포항 감독이 3위팀 감독으로선 최초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리그에서 3위에 오른 팀이 감독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원년 1983년부터 K리그는 꾸준히 감독상을 수상해왔다. 지난 37번의 시상식에서 대부분 우승 감독이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K리그 6회 우승을 달성한 최강희 감독은 감독상을 6회 수상했다.
예외가 있다고 하더라도 준우승 감독들이 상을 차지했다. 2005년 장외룡 인천 감독, 2010년 박경훈 제주 감독 등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상식장에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시즌 3위에 오른 포항의 김기동 감독은 K리그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3위팀 감독으로서 수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오늘 이자리에 오면서도 ‘설마 내가 받겠어’라고 생각했다. 전혀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기동 감독은 수상 직후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는 “항상 나에게 ‘인생의 98%의 비중이 축구, 1%가 골프, 나머지 1%가 가족’이라고 말하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며 재치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시즌 3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리그 내 최다득점(56골)이라는 자신들만의 목표를 달성한 김기동 감독과 포항이지만 함부로 우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음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전력 상으로도 그렇고 재정적으로도 우승을 논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우리만의 축구를 향해 나아간다면 기회가 올 수 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