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오후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사건과 선거법위반 항소심에서 일부유죄판결을 받은 뒤 서울고등법원 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단, 김 지사는 법정구속은 피했다. 재판부가 “보석 취소까지 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1월 30일 법정구속 됐지만 같은 해 4월 17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았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김 아무개 씨와 공모해 댓글을 조작하고, 드루킹 쪽에 공직을 제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두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2019년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댓글 조작 혐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을 선고했다.
항소심 후 김 지사는 “법원의 판단은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실의 절반만 밝혀진 셈”이라며 “나머지 진실의 절반은 적시 상고를 통해 대법원에서 반드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항소심 결과에 관심이 쏠렸던 것은 김 지사의 무죄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여권 차기 구도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세론’을 형성하던 이낙연 대표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도 법적 면죄부를 받은 후였다. 여권에선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면 단숨에 차기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앞서 이해찬 전 대표도 ‘시사인’ 인터뷰에서 “살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주자”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김 지사는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와는 달리 ‘친문 적자’로 꼽힌다. 김 지사가 비록 후발주자로 출발하더라도 지지 기반만 놓고 보면 ‘3자 구도’ 중 가장 탄탄한 입지를 확보할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 판결로 김 지사 앞날은 녹록하지 않게 됐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지만 항소심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