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4일 G8·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에 도착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부부. EPA/연합뉴스 |
요사노 가오루 전 재무상의 측근은 “간 나오토 총리에게 한국인 호스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살 된 아이가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이미 수년 전에 한국에 돌아갔는데, 여성의 직업이 알고 보니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이 정보가 만약 사실이라면 국가의 안전도 흔들릴 만한 스캔들”이라고 말했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운 저널리스트 또한 이러한 소문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관저는 아베가 의도적으로 이 소문을 흘리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간 나오토 총리에 관한 소문의 진원지는 자민당 중견의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문의 진상에 대해 “알고 지내던 도쿄 긴자 클럽의 관계자가 ‘아카사카에서 자주 어울리는 정치가 무리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나에게 알려줬다”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는 곧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클럽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많다. 여자는 아카사카에 있는 한국클럽 S의 전 마담으로, 지금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 조사원을 한국에 파견한 상태다. 중요한 증거를 가지고 돌아오면 간 정권도 한방에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문의 진위를 떠나 야당에서 총리의 스캔들을 밝혀내기 위해 한국에 사람까지 보내 조사한다는 사실에 일본 언론도 놀라고 있다.
일본의 수많은 정·재·계 관계자가 드나드는 클럽 S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이 일어난 무대다. 한국클럽의 한 관계자는 “방위사업 관련 이권을 두고 뇌물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모리야 다케마사 전 방위차관이 방위전문상사인 ‘야마다요코’의 전 전무로부터 S에서 가끔 접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일본인들의 눈을 피할 수 있고, 밀담을 나누기에 비교적 편하기 때문에 접대나 정치가들의 모임에 한국클럽이 자주 이용된다는 것이다. S는 또한 김정남이 방문한 클럽으로도 유명하다. 10년 전 쯤 위조여권으로 몇 차례에 걸쳐 밀입국을 했던 김정남이 고가 손목시계를 차고 가게에 들어왔다. 그때 당시 김정남은 신사적인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며 노래를 열창했다고 한다.
간 총리의 내연녀로 지목된 한국인 여성이 아카사카에 있는 한국클럽 ‘B’에서 일했다는 정보도 있다. B의 관계자는 “호스티스는 25명 정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자주 찾는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간 총리도 가끔 들렀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B 클럽은 민주당 관계자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지난해 가을에는 아카마쓰 히로타카 전 농수상이 장관 취임 파티를 열기도 했다. 또한 아카마쓰에게 거액의 헌금을 기부하고 있는 파친코 업계의 회장들이 자주 찾는 단골가게라고 한다.
보통 한국클럽에서는 가장 저렴한 양주인 ‘시바스 리갈’이 한 병에 2만 엔(약 27만 원), 안주가 하나에 1만 엔(약 14만 원)이다. 차지 등을 포함하면 손님 한 명당 지불하는 돈은 5만 엔(약 60만 원)가량이라고 한다. 일본인 여성 종업원을 고용하는 다른 클럽들보다 절대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야당에서 혈안이 되어 간 총리의 내연녀와 숨겨진 자식을 찾고 있는 도중,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 대표가 던진 말 한마디가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전, 가메이는 도쿄 시내에 있는 개인사무소에서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과 우정개혁안을 회기연장을 두고 격렬한 언쟁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가메이는 “의원회관에 있는 간의 여자를 폭로해도 상관없냐”며 협박에 가까운 말을 내뱉었고 센고쿠는 그 말은 무시한 채 끝까지 “회기연장은 불가능하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의원회관의 여자란 또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총리관저에서도 나서 조사했지만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간 총리 곁에 항상 붙어있는 여성 스타일리스트가 아닐까”라고 말하며 얼버무렸다.
정권출범 직후부터 이렇게 여자와 관련된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간 총리에게 그럴만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1998년 11월 일본 대중지 <주간문춘>에서는 간 총리와 여성 TV 진행자의 스캔들을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간 총리는 기치죠지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시내에 있는 호텔 등에서 여성과 밀회를 즐기는 모습이 발각됐다. 그 후 그 여성이 미디어 컨설턴트로 일하자 그녀의 제안을 선거광고에 포함시키려고 해 공사도 구분 못한다며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간 나오토 대표는 정치부 담당기자만 참석시킨 비공개 회견에서 “일적으로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는 여자다. 그 이상의 관계는 없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부적절한 관계보다 거짓말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가 정치가로서 더욱 나쁘다며 혹독히 평가했다. 그 후 간 총리는 비서로부터 “도쿄에 있는 호텔에 머물 때에는 반드시 부인을 동반하라”는 주의를 받았고, 지금까지 그의 말을 잘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에 대해 한 정치부 담당기자는 “정권교체 후 뉴오타니 호텔 등에서 머무는 일이 많아지자 부인과 손을 잡고 호텔 주변을 거니는 등 부부관계가 원만한 척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지혜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