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없을까. 오쓰카 심리카운슬러는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과도한 기대를 덜어내라”고 조언했다.
일본 심리카운슬러 오쓰카 노리코는 현지 매체 ‘마이나비우먼’의 기고문에서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참았다가는 결국 소진(번아웃) 단계에 이르고 만다”고 경고한다. 과연 당신은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까. 지금 함께 체크해보자.
같은 환경이라도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어떤 사람은 적게 받기도 한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 오쓰카 심리카운슬러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심리적으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의 기분이나 상황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안심이 된다. 반대로 ‘알아줄 거야’라고 여겼던 사람이 기대를 저버렸을 때, 게다가 오해까지 하는 상황이라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SNS와 같은 ‘비대면 인간관계’의 경우 서로에 대한 정보가 더욱 제한적이다. 그래서 글 쓴 의도와 다르게 상대가 받아들이는 일도 적지 않다. 또 정제되지 않은 단어로 글을 쓰다 보니 서로 감정이 격해지기도 쉽다. 이렇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이어지게 된다.
2. 타인을 지나치게 우선시 한다
상대의 기분을 살피거나 맞장구를 치기 위해 흥미도 없는 드라마를 보고 있진 않는가. 배려하는 마음은 훌륭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눈치 보는 일이 잦으면 상하관계가 생기고 마는 것. 어느새 타인을 우선시하는 게 당연해져 버린다.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은 억누르고, 하고 싶은 말은 삼키게 돼 스트레스가 쌓인다. 또 ‘모두를 위해서’ ‘나만 참으면 되지’라며 자기희생을 하는 타입도 결국엔 ‘왜 나만?’ ‘나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3. 자기유용감 부족
‘자기유용감’이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인과의 관계에서 ‘도움이 됐다’ ‘고마워했다’ ‘인정받았다’ 등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면 행복감을 느낀다. 반대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인정받질 못하고 있다’ 등의 감정이 생겨나면 이것이 곧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자기유용감이 부족할 경우 자기 자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외로움도 커진다.
4. 거절하지 못하고 도맡아 한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서툰 타입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이라는 식으로 계속 일을 떠안기 일쑤. 남에게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고, 기대를 받으면 무리해서라도 노력한다. 힘들어도 혼자 애쓰기만 할 경우, 머지않아 한계가 와 스트레스로 가득 차게 된다.
5. 곧잘 남과 비교한다
자존감이 있으면 ‘나는 나, 너는 너’라고 그대로를 인정한다. 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진 경우 곧잘 남과 비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뛰어난 부분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비교하며 ‘쟤는 저렇게 잘났는데 나는 왜…’하고 의기소침해진다. 최근에는 SNS 정보가 넘쳐나면서 비교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 그 결과, 열등감과 질투 같은 감정을 자극해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없을까. 오쓰카 심리카운슬러는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과도한 기대를 덜어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에 대해 ‘OO해주면 좋겠다’ ‘OO할 것이다’라고 기대한다. 그러다 “소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망하게 되고, 마치 배신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과도한 채찍질이나 완벽주의 성향은 조금 내려놓는 편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오쓰카 심리카운슬러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인간관계 스트레스 해소법 5가지’를 소개했다. 한계를 넘어서까지 노력하면 결국 소진(번아웃) 단계에 빠진다. 그 전에 자신에게 맞는 발산 방법을 찾아 마음 건강을 지키도록 하자.
#해소법 1. 적당한 거리감을 둔다
가능하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사람과 적당한 거리감을 가진다. 사적인 관계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냉담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 SNS나 인터넷을 통한 관계라면 잠시 거기서 벗어나자. 물리적 거리를 두기만 해도 기분이 훨씬 안정된다. 특히 부정적·비판적·공격적인 사람이나 환경으로부터 멀어질 때 효과적이다.
#해소법 2. 고민을 털어 놓는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한다. ‘자신 이외의 사람이 알아주고 있다’는 안심감이 들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다. 또 노트를 펴고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트위터에 중얼거리는 방법도 있지만, 공개 계정이라면 표현이나 단어를 정제해야 한다.
#해소법 3. 좋아하는 일을 한다
손으로 하는 DIY 취미를 가져본다거나 녹색을 좋아한다면 녹음이 우거진 공원에서 피크닉을 하는 것도 괜찮다. 한가로이 쉬고 싶을 땐 마음껏 빈둥거리는 날을 만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자. 당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일에 마음을 쏟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해소법 4. 감동적인 작품을 본다
감정분출 도구의 하나로 예술 작품을 접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로 우는 것보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감정을 움직이는 편이 부담이 덜하다.
#해소법 5. 몸을 움직인다
스포츠 즐기기, 마사지 받기, 스트레칭 하기 등등 몸을 활발히 움직여보자. 흔히 고민거리가 있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마도 이렇게 되겠지’처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그럴 때 몸을 움직이면 머리를 비울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경우 몸도 굳어지게 된다. 가까운 곳을 돌면서 산책이라도 하자.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건강해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