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학에 설치된 ‘자연광형 정밀 환경조절시스템’
[전주=일요신문] 조달청이 한국농수산대학의 인공환경조절실 외자구매 입찰과 관련 제안서평가 과정에서 특혜의혹<본보 호남면 9월 7일, 21일자>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조달청에 따르면 한국농수산대학 인공환경조절실 외자구매 입찰 과정에 협상대상 1순위 업체로 선정된 업체가 1차 입찰에서 ‘입찰 및 구매조건’을 위반했음에도 3차 입찰에 참여시키고 제안서평가 특혜의혹에 관계없이 계약을 진행할 방침이다.
조달청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되는 외자구매 입찰은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아 통상적으로 수요기관에서 제안서평가를 수행하고 결과에 따라 계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어 수요기관 평가 결과대로 계약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
농수산대학은 E사가 2018년 4월 17일 발주된 ‘자연광형 정밀 환경조절시스템 8set’ 외자구매사업 납품과정에서 100% 외자구매 조건을 어기고 일부 주장비와 부속장비를 국내산으로 납품해 입찰 및 구매조건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2, 3차 입찰의 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제안서 평가에서 특혜를 부여해 비리 의혹을 사고 있다.
E사의 입찰 및 구매조건 위반은 입찰 무효 사유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국농수산대학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6개월여가 지난 뒤 2, 3차 구매사업을 발주한 이후에야 조달청에 알리고 입찰 참가자격 검토를 요구해 특혜 시비를 불렀다.
농수산대학은 납품 후 14일 이내에 사용검사를 실시하고 사실 및 조치에 대한 의견을 검사조서에 기재해 소속 중앙관서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해야 하는데도 이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E사를 2, 3차 입찰에 참여시키기 위해 입찰 및 구매조건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도 검사조서 제출시기를 3차 입찰 공고일 이후로 미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농수산대학은 E사를 제안서 평가대상에 포함시키고 구매조건을 위반한 1차 사업까지 납품실적으로 인정해 실적평가 점수에 만점을 받도록 했다. 더욱이 1, 2차 사업과의 호환성을 평가하고 전체 점수의 20%를 배점, E사를 위한 맞춤형 평가라는 의혹까지 확대됐다.
제안서 평가에서 ‘기술 우수성 및 호환성 평가’ 항목의 ‘작업공정의 효율성 및 기존장비와의 호환성’ 평가에 20점을 배점한 것은 1, 2차 사업 납품업체인 E사가 만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1, 2차 사업 납품업체인 E사는 ‘작업공정의 효율성 및 기존장비와의 호환성’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고 호환성 평가를 받을 수 없는 다른 업체와 10점 이상 점수차가 벌려 가격평가와 무관하게 1순위로 협상대상으로 선정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E사에 대한 부정당업체 제재 처분이 내려져 입찰 집행이 정지됐으나 E사가 제기한 행정심판 결과 집행정지가 중단된 상태”라며 “제안서평가는 수요기관인 농수산대학 소관으로 평가에 대해 간섭할 권한이 없어 평가 결과대로 계약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입찰에 참여한 T사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누가 보아도 특정업체를 겨냥한 특혜성 맞춤형 평가에 의한 비리 가능성이 높은 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상급기관인 농식품부와 감사기관, 수사당국의 철저한 의혹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