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아이스팩을 가져 온 주민에게 종랑제봉투와 아이스팩 캠페인 홍보 스티커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남양주시 제공
[일요신문]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아이스팩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가운데,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지난 11월 2일 ‘더 늦기 전에 국가적인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 대책마련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청원 글에서 조광한 시장은 △제품의 크기와 중량에 따른 표준 규격화의 법령 의무화 △아이스팩 공용화 위한 포장재 내 업체명 미기재 △포장재 내구성 강화 및 친환경 소재 사용 의무화 △아이스팩 재사용 총량제 법제화 등 총 네 가지 대책을 마련해 환경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바로 다음 날인 3일 기준 아이스팩 약 11만 2153kg을 수거했으며, 향후 수거 교환처를 마트나 농협 등으로 확대하고 보상방식도 지역화폐로 다변화하는 등 아이스팩 수거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6일에는 아이스팩의 문제점과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가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제안 서한문’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어 대통령에게 국가 차원의 정책 수립과 해결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제안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조광한 시장은 아이스팩 수거사업 시작 이후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읍면동사무소를 돌며 아이스팩 수거 현장접수원으로 근무하고 사회단체 대상 환경 특강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에 열린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정기회의에서는 아이스팩 재사용 촉진 공동 협력 방안을 건의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도 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호평평내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시민들이 가져 온 아이스팩을 접수받고 있다. 사진=남양주시 제공.
조 시장의 의지는 시 행정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남양주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아이스팩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아이스팩 보상 수거개념을 도입한 ‘아이스팩 나이스팩’ 사업을 시작하고 아이스팩 5개를 가져오는 시민들에게 종량제봉투(10리터)로 교환해주고 있다.
슬로건의 ‘나이스팩(NICE PACK)’은 남양주의 약자 ‘NYJ’와 ‘아이스팩(ICE PACK)’의 합성어로 가정에서 처치곤란인 아이스팩이 돈이 되는 나이스팩으로 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뿐 아니다. 아이스팩 분리배출 사업 관련 UCC공모전, 홍보영상 제작, 공식SNS 게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종량제봉투 교환행사 품목을 아이스팩에 이어 스티로폼까지 확대하는 등 환경혁신의 모범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는 바로 호응했다. 실제로 아이스팩 교환을 위해 방문한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으로 상품 구입을 많이 하다보니 아이스팩이 쌓여 처리가 곤란했었다”며 “쓰레기도 줄이고 종량제 봉투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인 것 같아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광한 시장은 “생활쓰레기 감축은 이제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아이스팩·스티로폼을 교환하기 위해 방문하는 시민들은 우리 미래세대의 건강한 삶과 환경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민들을 격려했다.
아이스팩으로 인한 환경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남양주시가 내놓은 해법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장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