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정의당은 11월 9일 당 산하 재보선 기획단을 띄우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돌입했다. 김종철 대표는 권수정 서울시의원과 정재민 서울시당위원장, 이동영 전 관악구의원 등을 서울시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당심 파악에 나섰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주미 전 부산시의원과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일찌감치 “단일화 없이 독자노선으로 간다”는 입장을 정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후보 단일화 없이 끝까지 갈 것”이라며 “민주당의 보수화를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복수 당직자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후보군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다. 권수정 시의원을 필두로 한 서울시장 후보군은 김 대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표와 오랜 기간 노동운동을 한 당내 민중민주파(PD)에서조차 “나이브한 선거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내년 4월 재보선은 정의당의 사실상 첫 홀로서기”라며 “대선 전초전에 인지도 없는 후보를 내서 존재감을 드러낼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대중성 낮은 후보를 내면 당의 존립만 위협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PD계 내부에서도 차기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 출격에 대한 미련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의도 안팎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측 일부가 한때 ‘범진보 단일화 후보로 심 의원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심상정 서울시장 카드’의 불씨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권수정·정재민 카드라면, 차라리 류호정으로 바람이라도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장 판에 따라 ‘심상정·류호정’ 등 깜짝 카드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과는 달리,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서울 지역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데드크로스(지지도 역전 현상)’가 일어난 만큼, 열린우리당이 선거 막판, 민주당에 후보직을 양보할 수도 있다.
현재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김진애 원내대표와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문 팬덤을 가진 후보를 띄운 뒤 민주당과 단일화를 통해 집토끼 결집 전략을 노리려는 사전 포석으로 분석된다. 다만 양당 관계자는 “재보선 단일화 논의는 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