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코로나19 백신 관련 뉴스가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BNT160b2 부작용은?
BNT160b2은 메신저(m)RNA 기반 첫 백신이다. 죽은 바이러스를 투여해 항체를 생성토록 하는 백신과 달리 인체 내 세포에 정보를 전달해 유전형질을 변화시켜 항체화시킨다. 바이러스가 아닌 정보물질을 투여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인체에 해롭지 않다. 이 백신의 유효율 90%는 이미 상용화된 독감백신의 30~60%를 크게 웃돈다.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가 바이러스의 효과를 악화시키는 부작용(ADE)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4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엔텍과 화이자의 임상3상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모더나와 독일 큐어백도 mRNA 형태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mRNA 방식은 에이즈, 지카 등 다른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 생산·유통능력 제한적
mRNA 백신은 나노(nano) 크기의 지질 입자 형태다. 전세계적으로 나노입자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다. 이 백신은 영하(-) 75℃ 아래에서 보관돼야 한다. 생산과 보관, 유통이 까다롭다. 전 세계적 보급을 위해서는 별도의 보관 및 유통시설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특수선박 수급에 대한 우려가 있다. 미국과 독일, 벨기에 등에서 주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람이 2회 접종을 해야 효과가 있다. 생산능력은 현재 연 2500만 명분이다. 내년에는 연 6억 5000만 명분으로 늘어난다.
가격은 2회 접종에 39달러(약 4만 3500원)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형편이 어려운 나라에 대해서는 더 낮은 가격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백신 자체의 값보다 보관과 유통을 위한 비용이 상당할 수 있다.
# 우선순위는…EU·미국·중국
우선 독일 정부가 백신 개발에 3억 7500만 유로(약 4937억 원)를 투자한 덕분에 유럽연합(EU)이 일단 1억 명분을 예약했다. 미국도 6억 회분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내년 4월 초 미국인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EU와 미국 인구만 8억 명이다. 일본도 이미 BNT백신 확보를 위해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BNT백신 개발에 푸싱(Fuson)그룹이 참여했다. 15억 인구의 중국이 뛰어들면 다른 나라들의 순서는 그만큼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백신은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접종해야 실질적 효과가 발생한다. 70억 인구의 4분의 3은 52억 명이다. 생산량을 매년 2배씩 늘려도 3년 이상 걸린다.
# 백신은 멀지만…시장은 앞서간다
시장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백신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은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았다. 국제 유가 역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의 올해 목표치를 기존 3600포인트에서 4% 높은 37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2021년 말까지는 4300포인트, 2022년 말 목표치는 4600포인트로 각각 제시했다. JP모건 역시 S&P500지수를 내년 초 4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다퉈 백신 랠리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백신이 실제 위력을 발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시장은 선제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미국 경기부양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대선으로 부양책이 지연된 데 따른 실물경제의 타격이 이미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할 그린뉴딜은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4조 달러 규모의 그린뉴딜은 그 자체가 거대한 경기부양책이다.
# 굴뚝주 부활하면 우리 증시 수혜
‘언택트’ 기술주의 독주는 확실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와 관련 깊은 경기순환주의 반등과 그린뉴딜 수혜가 기대되는 친환경·신재생 기술주들이 유망해질 수 있다.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항공, 여행, 레저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동 확대로 원유 등 에너지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
기업 생존가능성이 높아지며 은행의 대출부실 가능성은 낮아진다.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면 금과 달러 매력은 떨어진다. 경기개선 기대로 주가가 오르면 장기채권 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이다. ‘굴뚝주’가 부활하면 수출제조업이 많은 우리 증시가 큰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