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와 5년 간 소송전을 벌여 온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12일 대법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사진=엠넷 방송 화면 캡처
12일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원)는 김현중과 최 씨가 서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과, 최 씨가 피소된 사기미수 및 명예훼손 등 형사사건에 대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 씨는 2015년 4월 김현중을 상대로 16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2014년 5월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김현중의 폭행으로 유산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연이어 이어지는 고소와 피소 과정에서 최 씨와 김현중 간 사적인 문자 내용이 공개돼 김현중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이에 김현중은 최 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민사 반소 및 허위주장으로 인한 명예훼손(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사기 미수 형사 소송을 제기해 맞불을 놨다. 최 씨가 이미 합의금을 받았음에도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언론에 허위사실을 폭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김현중 측의 주장이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최 씨의 2차 임신과 4차 임신이었다. 2차 임신은 최 씨가 김현중으로 인한 유산을 주장했던 2014년 5월의 임신이며, 4차 임신은 2014년 10월의 임신이다. 4차 임신 때에도 김현중으로부터 임신 중절을 요구 받았고, 폭행을 당해 결국 유산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최 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민사소송은 1, 2심에서 유산 또는 임신중절수술과 관련한 기록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최 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또 최 씨가 이 같은 주장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김현중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인정된 부분이다.
반면 형사의 경우는 2차 임신과 4차 임신을 별개로 판단했다. 4차 임신에 대해서는 최 씨가 시인한 대로 허위로 판단하면서도, 2차 임신의 경우는 실제로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김현중의 1차 폭행으로 유산됐을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2차 임신에 대한 사기미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하되, 4차 임신에 대해서만 500만 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민사에서는 폭행으로 인한 유산 가능성이 배제됐으나 형사에서는 인정된 것에 대해 법원은 “형사재판에 있어서는 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법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서 요구되는 증명 정도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형사소송의 경우 최 씨가 고의를 가지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입증이 부족한 이상 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 최 씨 간의 진흙탕 싸움은 5년 만에 마무리 됐으나, 그동안 훼손된 김현중의 이미지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소송전은 종결됐다 하더라도 이 사건과 관련한 김현중의 논란 가운데 다수가 진실로 인정된 탓이다. 연인 사이인 최 씨에 대한 폭행 및 상해사실이 인정돼 벌금형이 확정된 점, 폭행과 관련해 합의금으로 무마하려 한 점, 최 씨가 낳은 아들에 대해 친자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과는 친자가 맞다는 사실이 드러난 점 등이다. 현재 아들은 최 씨가 혼자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현중은 지난해 1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1년 반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해 활동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