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상반기 여행의 특징은 편도 항공권 검색 급증, 즉흥 여행 급증, 국내여행 수요증가 등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풍선효과로 국내여행 수요가 늘었음을 보여준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시시때때로 변화해 여행을 예측하지 못하게 되면서 즉흥여행과 편도 항공권 검색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조사국 10개 중 국내 항공권 검색 증가량이 가장 높았다. 사진=스카이스캐너 제공
특히 한국은 조사국 10개 가운데 국내 항공권 검색 증가량이 가장 높았다. 국내 항공권 검색량이 전년 대비 62% 증가했는데 검색량이 가장 많았던 서울-제주 왕복항공권은 국내 항공권 검색량의 58%를 차지했다. 또 7~8월 여름휴가 기간 동안 지역별 숙박 예약률도 제주도가 35%로 1위, 서울이 29%로 2위, 부산이 11%로 3위를 기록했다.
항공사들이 국내 노선 공급량을 확대하면서 서울-여수 노선과 서울-부산 노선 검색량도 증가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지방 노선 확대로 인한 공급량 증가와 이를 홍보하기 위한 특가 행사로 인해 기차나 고속버스, 자차 이용 등과 비교해 항공권의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된 것도 국내 항공권 이용률을 높였다. 항공의 짧은 이동시간과 잠시나마 해외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갖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한국은 10개국 중 해외 항공권 검색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국가이기도 하다. 검색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는 조사 10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반대로 가장 큰 폭의 국내 여행 증가율을 보이며 여행에 대한 의지 자체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즉흥여행 증가 비율도 가장 높았다. 즉흥여행이란 통상 출발 1주일 내에 계획하는 여행으로 8월 즉흥여행을 계획한 한국인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카이스캐너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여행 키워드로 ‘즉흥여행’, ‘단거리’ ‘렌터카+항공권’, ‘마지막 예약 순서는 호텔’ 등을 꼽았다. 즉흥적으로 출발할 수 있는 단거리 여행지로 떠나 여행지에서는 대중교통보다 렌터카를 이용해 외부인과의 접촉을 줄이는 형태다. 또 호텔은 항공권보다 환불이 어렵다는 통념 때문에 여행 직전에 사는 것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텔 예약부터 하던 과거와 달리 호텔 예약을 가장 나중에 함으로써 환불 및 취소 수수료의 위험성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영국,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5개 국가 2300여 명의 여행자에게 조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숙박시설 체크리스트’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국인의 호텔위생과 방역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았다. 사진=스카이스캐너 제공
한편 한국, 일본, 영국, 미국 등 4개국의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향후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우선시하는 고려 사항으로 한국인의 43%가 ‘여행지에서의 안전’을 꼽았는데 이는 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또 한국, 영국,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5개 국가 2300여 명의 여행자에게 조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숙박시설 체크리스트’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국인의 호텔 위생과 방역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았다. 5개국 평균이 55%인 것에 비해 한국인은 66%가 위생과 방역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에 이어 ‘수수료 없는 환불·취소 정책’ 여부도 호텔 예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답했다. 숙박 예약 시 가성비나 위치보다 방역과 환불이 우선시되며 여행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다. 호텔에서도 직접 대면해 체크인 하기보다는 셀프 체크인 기기인 키오스크를 통해 체크인 하는 트렌드가 생기고 있다. 야놀자는 비대면 체크인에 대한 제휴점 및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해당 기기의 판매량이 3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가 예약 애플리케이션(앱)과 자동 연동되어 고객이 앱에서 예약할 때 발급되는 QR코드를 기기에 인식하면 5초 내로 체크인이 완료되고 객실 키 수령이 가능하다.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여행심리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바꾸고 있지만 단거리로 짧게, 즉흥적으로 떠나려는 트렌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