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재산(왼쪽)은 최고의 씨수말 한센(오른쪽)의 자마답게 경주력이 뛰어나고 털 색깔도 영향을 받아 회색빛을 띠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럭키재산(수·2전2/0/0·최기영·박재우 부:한센 모:미스로브 레이팅:39)
럭키재산은 박대흥 조교사와 함께 서울 경마장 쌍두마차로 평가받는 박재우 마방의 암말이다. 주행 심사부터 심상치 않은 걸음을 보이더니, 실전 두 차례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거두며 신예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체구가 크지 않은 데다 암말이라는 핸디캡은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풍부하고 주행 자세와 밸런스가 좋다.
주행 심사에서 뛰어난 순발력과 시종 여유 있는 걸음을 보이며 1분 02초 1로 1위를 차지했다. 8월 15일 데뷔전에서 기대에 부응하며 완승을 거뒀다. 5번 게이트에서 빠른 출발을 하며 초반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선행을 장악하려는 순간 8번 그린폭주가 강하게 밀고 나와 선두 경합이 벌어졌다. 4코너까지 치열한 경합을 펼쳤으나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한 수 위의 능력을 과시하며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소위 앞과 뒤가 다 있는 모습 속에 2위를 6마신 따돌리고 우승했다. 불량 주로이긴 했지만 59초 7이라는 매우 빠른 기록을 작성했고, 선행 경합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3개월 후에 펼쳐진 두 번째 경주에서도 우승을 이어갔다. 경주 거리가 1200m로 늘어났고, 5군 승군전이라 편성도 강해졌지만 모두 극복해냈다. 이번에도 빠른 출발을 했지만 선행에는 실패했다. 안쪽에 있던 3번 안목항이 쾌조의 출발과 강력한 선행의지를 보이며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선행을 내주고 안쪽에서 선입으로 맞섰는데, 직선주로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2마신 차 우승을 거뒀다. 데뷔전보다 차이는 줄었지만 거리가 늘어난 승군전인 데다 처음으로 모래를 맞고 경주를 펼쳤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부마 한센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씨수말이다. 11월 15일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마 미스로브는 현역 시절 9전 2승을 거두며 3군에서 활약한 평범한 경주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해서도 장수나봄(5군 8/1/1)과 베스트신화(6군 4/0/0)를 배출,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럭키재산은 한센의 자마라는 점에서 앞의 두 마필과는 완전히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털 색깔도 회색으로 한센을 빼닮았고, 경주력도 한센 자마답게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체중이다. 현재 450kg대인 체중만 늘어난다면 훨씬 더 좋은 경주력이 기대된다.
#치프인디(수·3전1/0/2·박남성·박대흥 부:테이크차지인디 모:시티스플래쉬 국6)
치프인디는 2016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다승왕을 기록 중인 박대흥 마방의 수말이다. 아직은 6군에 머물러 있지만, 좋은 체격을 타고났고, 수말다운 뛰어난 근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돼 박대흥 마방의 또 다른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데뷔전에서 둔한 출발과 순발력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문세영 기수가 강하게 독려했으나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그런데 결승선 300m 남겨두고 갑자기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했다. 결국 우승마 ‘럭키클럽’에게 3.5마신 차이로 패하며 3위에 그쳤지만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확인시킨 한판이었다.
두 번째 경주는 총상금 1억 5000만 원이 걸린 루키스테이크 특별경주(2세)였다. 5군마 8두를 포함해 2세마 최강자 14두가 총 출전한 가운데 이번에도 3위를 기록했다. 순위는 데뷔전과 같았지만 편성 강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도 초반 스피드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3, 4코너에서는 문세영의 기승술에 힘입어 안쪽에서 최적 전개를 펼쳤다. 막판 직선주로에서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을 노렸으나 총알 발주로 편하게 선행 나선 ‘흥바라기’에게 2마신 차로 지고 말았다.
세 번째 경주에서 드디어 첫 승을 올렸다. 강자 틈을 벗어났기에 어느 정도 기대를 했다.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완벽한 압승이었고 경주 내용도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초반이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것이다. 박대흥 조교사의 훈련과 노력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3코너부터는 13번 그린폭주와 나란히 선두에 나서며 레이스를 펼쳤다. 직선주로 들어서자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크게 앞서 나갔고 결국 4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막판 200m부터는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일 정도였다.
부마 테이크차지인디는 2017년 한국마사회가 40억 원을 주고 도입했다가 2019년 다시 미국으로 역수출된 특이한 씨수말이다. 데뷔 첫해 2017년 미국 리딩사이어 2세마 부문 22위, 2019년 전체 33위를 기록하며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국내에는 올해 29두가 데뷔했는데, 이 중 6두가 우승을 맛봤다. 아직까지 표본과 경주 경험이 적어 단정할 수 없지만, 평균 이상은 되는 것으로 예측된다.
모마 시티스플래쉬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와 3위를 한 번씩 기록한 능력마였다. 씨암말로 전향해서는 한센플래쉬(4군암말)와 천상오름(4군암말)을 배출했는데, 세 번째 자마인 치프인디는 누나들과는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수말로서 근성이 매우 좋고, 500kg이 넘는 훌륭한 체구를 타고났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 명장 박대흥 소속이란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히트예감(수·2전2/0/0·김준현·방동석 부:테이크차지인디 모:데저트히트 레이팅:31)
히트예감은 부산 26조 방동석 마방의 수말로, 최근에 데뷔한 부산 2세마 중 가장 빠른 스피드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전 두 번의 경주를 통해 걸음의 변화도 뚜렷했고, 체중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이 매우 밝다.
데뷔전에서 탁월한 선두력과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5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출발과 동시에 압도적인 스피드로 여유 있게 선행에 나섰고, 직선주로에서도 전혀 지치는 기색 없이 끝까지 탄력을 이어가며 그대로 결승선을 골인했다. 기록이 1분 00초 9(15% 다습)로 매우 빨랐고, 막판 200m(LF)도 13초 1이 기록되었다.
4개월 후에 펼쳐진 두 번째 경주에서도 우승을 이어갔다. 1200m 5군 승군전이었으며 이번에도 2위마를 5마신이나 따돌리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발군의 스피드를 과시하며 쉽게 선행을 장악했다. 유현명 기수가 제대로 추진 한번 안했음에도 말이 알아서 선행에 나설 정도로 스피드가 뛰어났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들어와서도 독주가 계속되었다. 막판까지 어떤 말도 상대가 안 되는 모습 속에 결승선 150m부터는 붙잡고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데뷔전과 같은 5마신 차이였지만, 내용은 훨씬 좋아진 느낌이었다. 최소 한 단계는 걸음이 늘었다는 확신을 받았다.
부마는 앞서 소개한 치프인디와 같은 테이크차지인디다. 모마 데저트히트는 경주마로 활약하지 않았으나, 부마가 수많은 명마를 배출한 씨수말계의 전설 ‘미스터프로스펙터’다. 우리나라에서는 섭서디(37/18/5)의 부마로 잘 알려졌다. 데저트히트가 배출한 자마는 미스팩터(4군 암말)와 장성의질주(5군 암말)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히트예감은 분명히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탁월한 스피드를 타고났고 수말이기 때문이다. 이전 두 마필은 스피드가 없어 꾸역꾸역 뛰는 유형의 암말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걸음이 늘고 있으며, 단순한 선행마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