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을 예보하는 침팬지가 있다면 믿겠는가. 미 워싱턴 D.C의 비영리 단체인 ‘공공정책연구센터(NCPPR)’가 침팬지를 통해 허리케인을 예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름하여 제임스 핸시미언 박사라고 불리는 침팬지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핸시미언 박사가 기상을 관측하는 방식이란 게 어째 좀 이상하다. 지난 5월 공개한 기상 관측 동영상에는 핸시미언 박사가 도박 테이블 위에 주사위 두 개를 던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모두 두 번을 던졌는데 첫 번째에는 5와 1이 나왔고, 두 번째에는 6과 2가 나왔다. 그래서 발표한 허리케인 발생 횟수가 ‘6번~8번’이 된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 후에는 미 해양대기청(NOAA)이 올 한해 허리케인 발생과 관련한 예보 자료를 공식발표했다. NOAA의 허리케인 예보 담당인 게리 벨 박사는 “허리케인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허리케인 시즌’ 기간인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올해 태평양에서는 8~14차례의 허리케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3~7개는 대형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NCPPR의 데이비드 리데누어는 “NOAA의 예보는 지금껏 제대로 맞은 적이 거의 없었다. 예보 가운데 75%가 오보였다”고 주장하면서 올해에도 어긋날 것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
지금껏 첨단 장비를 동원해도 제대로 된 예보를 하지 못한 탓에 ‘카트리나’와 같은 대형 참사를 초래했던 정부에 대한 냉소에서 제작된 ‘침팬지 예보관’ 동영상은 현재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핸시미언 박사 역할을 맡은 침팬지는 ‘켄지’라는 이름의 배우(?) 출신으로 2008년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서 ‘침침’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