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선교 국민의힘(여주시·양평군) 의원이 19일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일요신문=여주·양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선교 국민의힘(여주시·양평군) 의원에 대한 재판이 본격 시작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이병삼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A씨(여·48) 등 2명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앞서 이병삼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선거무효와 직접 관련이 있는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A씨(여)를 다른 54명의 피고인과 분리하여 재판할 것을 결정했다.
이날 재판은 인정신문(피고인 본인 확인)에 이어 검사의 기소요지 진술, 공소사실 인부 및 증거인부(검사 제출 증거서류에 대한 의견), 증인채택 순으로 진행됐다.
김 의원 측에서는 법무법인 세종에서 윤재윤 변호사 등 3명과 법무법인 소백 황정근 변호사가 출석했으며, 회계책임자 A씨는 김 의원과 같은 변호인인 법무법인 소백 황정근 변호사가 출석했다.
# 비공식 후원금 모금·후원금 한도 초과·회계책임자가 아님에도 선거비용 지출 => 정치자금법 위반
# 선거운동원 등에 법정수당 외 추가 지급·선거비용 초과지출 => 공직선거법 위반
이날 검찰이 낭독한 공소사실 요지는 향후 재판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 다섯 가지로 ▲김 의원은 한명현 선거대책본부장과 후원회 회계책임자와 공모하여 총 66회에 걸쳐 비공식 후원금 4,771만원을 모금한 후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행위로 정치자금법(정치자금 부정수수)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후원회 회계책임자와 공모하여 연간 1억5천만원을 초과하는 후원금을 모금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4,848만원을 초과하는 후원금을 모금하여 정치자금법(후원금 모금한도 초과 모금)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명현 선거대책본부장과 후원회 회계책임자, 홍보기획단장, 유세단장, 운영위원 등과 공모하여 선거운동원 35명에게 일당 3~4만원씩을 더 주어 공직선거법(매수 및 이해 유도 행위)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연설원 2명과 사회자 1명 등 3명에게 각 100만원씩 총 300만원을 준 것 역시 공직선거법(매수 및 이해 유도 행위) 위반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또 후원회 회계책임자와 선거홍보기획단장 등과 공모하여 SNS 선거홍보비용 900만원을 지출하는 등 회계책임자가 아님에도 선거비용을 지출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선거사무원 36명에게 별도로 지급한 1,508만원과 연설원과 사회자에게 300만원을 지급한 것 역시 정치자금법(회계책임자가 아닌 자의 정치자금·선거비용 지출) 위반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SNS 선거홍보비용 900만원과 선거사무원 36명에게 지급한 1,508만원, 연설원과 사회자에게 지급한 300만원 등 총 2,708만원은 정치자금법 위반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선거비용 초과 지출)도 함게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단체 후원금 모금 및 선거운동원 중식제공 관련 의혹은 공소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 당선무효와 직접 관계 회계책임자 A씨 ‘3,058만원 선거비용 누락’ 혐의 기소
또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에서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A씨(여·48)가 여주시선관위에 회계보고를 제출하면서 3,058만원 상당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누락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허위 회계보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김 의원과 함께 분리재판을 받고 있다.
후보자나 회계책임자 등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고한 선거비용제한액의 200분의 1 이상을 초과하여 지출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의원 본인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회계책임자 A씨가 벌금 300만 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당선무효 결정이 나면 향후 5년(벌금형)또는 10년(징역형)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김 의원과 관련하여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모두 간접증거 내지 정황증거뿐”이라면서 “유일한 증거는 후원회 회계책임자 B씨 진술뿐으로 직접 증거가 없다. 이번 사건 관련자들과는 전혀 공모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후원회 회계책임자 B씨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가 아니라 가까운 지인의 조카여서 채용했던 것”이라면서, “이번 일은 후원회 회계책임자 B씨가 4급 보좌관 직을 원했지만 6급 비서로 발령 내면서 벌어진 일로 B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책임을 B씨에게 떠넘겼다.
또 변호인은 “김 의원이 양평에서 3선 군수를 한만큼 양평에서 이러한 무리한 행위를 할 동기가 전혀 없다”면서, “양평지역은 양평을 잘 아는 한명현(선거대책본부장)과 이창승(상황실장)에게 맡기고, 선거운동 기간 상당 부분을 여주에서 활동했다”고 맞서 이어지는 공판에서 검찰 측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또 선거회계책임자 A씨의 공소 요지 및 증거에 대해서는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퉈봐야 한다”면서, 나머지 홍보동영상 촬영비용 200만원과 선거사무원 36명에게 법정수당 외 지급한 1,508만, SNS 홍보비용 450만원에 대해서는 이를 부인했다.
증거인부가 끝나자 검사는 후원회 회계책임자 B씨와 운영위원장 C씨, 홍보기획단장 D씨, 운영위원 E씨, 선거운동원 F씨 등 5명에 대한 증인신청을 했고, 그러자 변호인 측은 후원회 회계책임자 B씨에 대한 반대신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B씨 증인신문을 나중에 하자고 주장했다. 결국 재판부는 운영위원장 C씨 등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먼저 하고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추후에 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12월 3일 오후 2시로 정했다. 다음 공판에서 진행될 검찰의 증인신문과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은 5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한편, 선거사범의 경우 1심 재판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반드시 마쳐야 한다. 검찰은 김 의원 등 56명을 지난 10월 8일 기소했다.
김 의원이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있을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