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잔뼈가 굵은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당내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를 이끌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는 수사권지휘 등의 수단으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유의동 의원실 제공
―정무위 7년 경력의 전문가로서 이번 국정감사에도 아쉬움이 남는지.
“올해 최대 이슈는 사모펀드 부실 사태다. 피해자들이 양산될 동안 아무런 역할을 못 했던 금융당국의 행태를 지적했고, 권력형 비리로 비화하고 있는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 대한 감독체제 정상화를 주문하는 데 집중했다. 다만, 정부의 2차 소상공인 대출지원이 정부의 목표액인 10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이를 지적했는데, 큰 주목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 1차 소상공인 대출보증은 신용보증기금에서 담당했으나 신청 폭주로 2차부터는 은행에 위탁했는데, 은행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며 실질적인 지원이 어려웠다고 한다.”
―국감에서 야당의 존재감이 미약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과반 의석인 여당이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진행해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핵심적인 증인과 참고인이 다 빠지는 바람에 의혹을 검증하기 어려웠고, 그들 역시 자료 요청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 사실상 국감 기능이 마비된 상태나 다름없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발로 뛰었다. 맹탕국감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자정하는 노력을 보여드리겠다.”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게이트 특별위원회’를 소개하자면.
“지난 3개월 동안은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단순 금융사고로 판단해서 피해구제와 제도개선에 집중했다. 그런데 최근 드러난 정부 고위층과 권력기관 사이의 유착관계 의혹을 심상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여당·정부 고위층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있고, 라임·옵티머스 운용사가 각종 수사를 피해갈 수 있었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증권범죄합수단 폐지와 검찰 수사에 관한 내용도 살펴보는 중이다.”
정무위원회 소속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당국이 운용사들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사진=유의동 의원실 제공
“옵티머스 사건이 터지기 전, 금융감독원은 최소 두 차례 이상 관련 민원과 진정을 접수했음에도 조사 없이 넘어갔다. 라임 펀드 역시 시장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4개월 뒤에야 살펴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운용사들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옵티머스의 주요 주주였고 핵심 관계사의 실질적 소유주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는데, ‘보이지 않는 손’ 아니겠나.”
―정·관계 인사들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이용당한 것일까 아니면 결탁한 것일까.
“정·관계 인사가 금품과 접대를 받았는지 여부는 현재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 다만,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들이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들 사이에 송금·통화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평가하자면.
“올해 초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폐지, 잦은 수사팀원 교체, 그리고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라임 수사에서 배제하는 등 현 정부는 외압을 통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 특별한 전환점이 없는 이상 현 검찰이 정권연루 비리 사건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파생결합펀드(DLF) 환매 중단에 이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화근은 무엇일까.
“사모펀드 활성화가 세계 자본시장 흐름인 만큼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부작용을 금융당국이 제대로 예측하고 감시·감독을 해왔느냐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돌려막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동안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서류를 조작하며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쳤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방치했다. 꾸준한 모니터링과 불시검사 등 기본적인 감독업무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 ‘감독 인원 부족’이라는 변명은 책임 회피성 발언일 뿐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 전·현직 직원들이 이번 사태에 가담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데, 직원들이 로비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여권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특검(특별검사제도) 도입을 반대하는데.
“‘특검을 거부하는 자, 그가 범인이다.’ 특검법을 주장하는 우리 당의 구호다. 금융 스캔들에 대한 수사가 지지부진한데 공정한 수사를 담보하는 특검을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 특검의 결과가 어떨지 예측 가능하기에 반대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당의 힘이 아닌 ‘국민’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다. 특검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알리고자 한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아모레퍼시픽과 가맹점의 상생 문제를 지켜보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유의동 의원실 제공
―이번 국감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향해 가맹점 상생 문제를 비판했다.
“유통 플랫폼이 변화하며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가맹점과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전략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가맹사업을 외면해선 안 된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점주에게 영업지역을 보장하고 지역 내 동일 또는 유사한 업종 영업도 제한해야 한다. 온라인 유통 채널 확대로 가맹점주의 영업지역 보장이라는 기본 원칙이 깨져선 안 된다. 온라인 채널로 인한 수익도 가맹점주와 공유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주 갑질 논란 역시 여전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 화장품 가맹업계 1위 기업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도 그동안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 외면 문제를 비롯해서 또 다른 갑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감시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치권에서 희망 가득한 소식만 전해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힘을 모아주신다면, 국민의힘으로 잘못된 것은 꼭 바로잡고, 지금의 위기들을 극복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