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균 양평군수가 20일 용천2리 농지 현궁 미사일 추락폭발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양평군민 생명 수호를 위해 무력행사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요신문=양평] 19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신애리 사격장(용문산 사격장) 인근 농가에서 20m 떨어진 논에 대전차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마을주민들은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사고에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날 사고는 11사단 소속 부대원들이 용문산 사격장에서 보병용 (대전차)중거리유도무기 사격훈련을 하던 중 발사한 ‘현궁’ 1발이 사격장에서 1.5㎞ 떨어진 옥천면 용천리 민가 논에 떨어져 폭발했다. 당시 주변에는 용천2리 마을회관을 비롯해 민가 수십여채가 있었다. 다행히 통행하던 주민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궁은 열상 조준 방식으로 1㎞ 이상 떨어진 적 전차를 타격하는 고성능 대전차 유도무기로 알려졌다. 유사 무기체계보다 관통능력과 유효사거리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수십여차례 포탄 및 실탄이 주변 마을에 떨어져 불안감에 떨던 양평군민들이 이번 사고로 작심하고 나섰다.
오래 전부터 용문산 사격장 이전을 주장해 온 양평군 주민들은 5년 전인 2015년 8월 ‘양평용문산사격장 폐쇄 범군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를 발족하고, 읍내에서 직선거리로 약 2㎞ 떨어진 곳에 있는 사격장 폐쇄를 주장해왔다.
# 정동균 양평군수 “양평군민 생명 수호 위해 무력행사 불사할 것”
# 사격장 폐쇄 범군민대책위 “용문산사격장 진·출입 전면 차단”
정동균 양평군수와 범대위는 20일 오후 1시 비대면 긴급 브리핑을 갖고 사격장 즉각 폐쇄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 군수는 성명서에서 “용문산사격장의 폭발음, 비산먼지, 진동 등을 ‘국가안보’를 위해 힘겹게 감내해 왔으나 이젠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면서, “양평군민의 생명 수호를 위해 요구 사항이 이행 되지 않을 시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통지했다.
이태영 범대위 위원장 역시 성명서를 통해 “사격장의 위험성을 이유로 폐쇄 요청을 해왔으나 국방부는 군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왔으나, ‘조국안보’를 위한 감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이 시간 이후 용문산사격장의 진·출입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범대위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덕평리와 오전 11시 용천리의 용문산사격장 진입로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대에서 수거한 용천2리 마을 논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들.
다음은 정동균 양평군수와 범대위 성명서 전문.
(용천2리 농지 현궁 미사일 추락폭발사건)
군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인 것은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양평군은 군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면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양평군은 용문산사격장의 위험성을 알기에 용문산사격장 폐쇄를 위하여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매번 ‘국가안보’라는 대 목적 앞에 지방자치단체로서 국가와 군민의 입장을 서로 이해하며 군민과 협의를 통해 국방부가 최소한으로 용문산사격장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이젠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고는 국가방위를 목적으로 하는 통상적 훈련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무기 수출을 위한 시범훈련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용문산사격장 갈등관리협의회’를 통해 수차례 무기수출 훈련 자제요청에 절대 그런 훈련은 없다고 한 국방부의 답변은 결국 거짓말이었고 13만 양평군민을 기만했습니다.
우리 13만 양평군민은 도심 한 가운데인 용문산사격장에서 쏟아내는 사격훈련 폭발음, 미산먼지, 마치 지진이 발생한 것 같은 진동 그리고 오발탄의 두려움을 ‘국가안보’를 위하여 힘겹게 감내해 왔으며, 양평군은 용문산사격장을 비롯한 국방부의 주요 훈련장이 양평군 소유 토지를 무단 점유하여 사용 중에 있음에도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참지 않겠습니다.
우리 13만 군민이 사격훈련으로 인한 고통과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양평군이 13만 군민과 함께 강력히 대처하겠습니다.
또한, 무단점유 토지에 대해서는 토지 소유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겠습니다.
이에 양평군은 13만 양평군민의 생명 수호를 위해 국방부로 다음 사항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며 이행 되지 않을시 무력행사도 불사하겠음을 통지한다.
-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양평군 관내의 사격훈련은 중지하라.
- 용문산사격장을 즉각 폐쇄 및 이전계획을 수립하라
- 군부대에서 무단사용하고 있는 양평군 군유지는 즉각 반환하라.
정동균 군수 성명서를 전영호 신성장사업국장이 대독하고 있다.
범대위 성명서 전문.
(용천2리 농지 현궁 미사일 추락폭발사건)
이번 용천리 민가주변 농지에 추락 폭발한 현궁 미사일 오발 사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국방부는 알 것이다.
그동안 용문산사격장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피탄 사고들과 양평군 범대위의 용문산사격장 위험성을 이유로 한 폐쇄 요청을 해 왔다는 것을.
그러나 국방부는 용문산사격장은 군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훈련장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안일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군 전투력 유지와 국민의 목숨 중 무엇이 먼저인가?
우리 13만 양평군민은 지난 수십년 간 용문산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천둥 같은 폭발음과 진동의 고통을‘조국안보’를 위해 감내해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특히, 어제와 같은 대전차 미사일 현궁 한발이 무려 1.5킬로 과녁을 벗어나 마을회관 옆 농지에 추락 폭발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 또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또한,
용문산사격장에서 국가 방위를 목적으로 하는 통상적 훈련 이외 무기 수출을 위한 시범훈련을 금지해 달라는 양평군, 범대위 요청에 국방부는 전혀 그런 훈련은 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는 빤한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
이에 범대위는 13만 양평군민을 대표하여 이 시간 이후 용문산사격장 진?출입을 전면 차단한다.
아울러, 국민의 목숨보다 군 전투력 유지에 급급한 국방부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 국방부는 현재 진행 중인 용문산사격장 훈련은 즉시 중단하라.
- 국방부는 용문산사격장을 즉각 폐쇄 및 이전계획을 수립하라
- 국방부는 군부대이전부지(유휴부지)를 즉시 양평군민에게 환원하라.
이태영 범대위 위원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현궁 발사 장면. [사진=국방과학연구소 홈페이지 캡쳐]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