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어린 나이로 각광받는 김하성. 빅리그 입성이 유력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얼마 전 김하성 관련 마지막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해 구단 고위층에 이메일을 보냈다. 우리 팀 사정상 내야수, 특히 3루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25세의 김하성은 매력적인 카드라 꼭 데려와야 할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 팀에서는 김하성의 내년 성적보다 28, 29세의 김하성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를 놓고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예측했다. 28, 29세가 됐을 때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한창 좋은 활약을 펼친 정도의 모습을 보인다면 김하성 영입은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본다. 구단에서도 그 점을 주목했다. 지난해 김광현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놓치고 구단에서 큰 후회를 했는데 이번만큼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카우트들이 리포트를 작성해 구단에 제출한다고 해도 선수 영입은 구단 고위층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스카우트들로선 구단의 결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C 씨는 그 점을 거론하면서 소속 구단에서 지난해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랐다. C 씨가 속한 팀은 지난해 김광현의 몸값으로 연봉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책정했다는 후문.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800만 달러(약 89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C 씨는 현재 거론되는 김하성의 몸값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최근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MLB FA(자유계약선수) 랭킹을 발표하면서 김하성을 8위로 선정했고, 크레이그 에드워즈 칼럼니스트는 김하성의 몸값으로 5년 6000만 달러(약 681억 원)를 예상했다. C 씨는 MLB 커리어가 없는 선수를 위해 그 정도 몸값을 지불하는 팀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현재 MLB 팀들은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아무리 김하성이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MLB 루키를 영입하기 위해 6000만 달러나 지불하는 팀은 없다고 본다. 우리는 김하성의 몸값으로 포스팅 비용 포함해서 최하 4년 1500만 달러(약 167억 원)를 예상하고 있다. 물론 12월이 되면 팀 사정상 이 액수가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공개 경쟁입찰로 치르는 포스팅에서 이기려면 더 많은 액수를 적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구단 고위층의 의지다. 김하성이 얼마나 우리 팀에 필요한지, 꼭 영입해야 한다고 판단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C 씨가 김하성 영입에 마음을 졸이고 있는 건 앞으로 2, 3년간은 KBO리그 출신의 메이저리거가 나오기 어렵다는 환경 때문이다. 김하성, 나성범, 양현종이 당분간은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어 C 씨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팀에서 한국 선수가 뛰는 걸 보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그렇다면 NC 다이노스의 나성범이 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 문을 노크했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까. C 씨는 나성범의 무릎 수술과 올 시즌 보인 수비력에 주목했다.
“나성범은 무릎 수술을 받고 올 시즌 경기에서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물론 무릎 수술을 받기 전 나성범은 외야 수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수술 후 모습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그럼에도 나성범은 MLB에 진출할 것이다. 오랫동안 미국 진출을 준비했고, 모든 팀들이 나성범의 존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 아닌가. 어떤 형태로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선수와 NC 구단이 만족할 만한 몸값을 받아낼지는 의문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