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 시니어모델 서발이벌 대회장에 본선을 앞두고 대회 주제인 DO OR NOT이 화면에 띄워져 있고 이번 대회를 지도하고 감독하는 한지성 대표가 무대 중앙에 서있다.
[광주=일요신문] 지난 21일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건물,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제2의 인생을 쟁취하려는 시니어모델들이 워킹 연습에 열중이었다.
이들은 광주·전남서 처음 열린 시니어모델 서바이벌 최종 결승에 진출한 50~65세의 중년을 넘어선 남·여 시니어모델지망생들로 남자 3명과 여자 4명 총 7명이 5시에 치러질 결승을 앞두고 SBS 슈퍼모델 교육자겸 연출자인 한지성 대표로부터 결선을 위한 리어설 지도를 받고 있었다.
최근 시니어모델은 100세 시대를 맞아 50대 이후는 은퇴가 아닌 오히려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는 인식 속에 인기를 얻는 직업군 중 하나다. 실제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시니어모델들의 활동이 왕성히 펼쳐지면서 국내서도 시니어모델을 양성하기 위한 아카데미와 학원들이 성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서 처음 열린 이번 시니어모델 서바이벌은 그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권에서만 새로운 직업으로 가능했던 시니어모델이 이제는 지방에서도 가능한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라 평가된다.
더욱 이번 행사가 뜻 깊은 것은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기업이 우리 지역 학생들이 만든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영상과 매거진 등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설립한 청년기업인 넘버엑스(NO. X)서 주최했다.
넘버엑스는 전남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만든 회사로 전남대학교는 이들 학생 기업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이번 행사를 위한 지원은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콘텐츠를 만들어 청년들을 위해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지원해주는 콘텐츠코리아랩이 지원해서 기획했다.
넘버엑스는 이번 시니어모델 서바이벌 주제로 ‘DO OR NOT’을 선정했다. 이 의미는 50세를 넘긴 시니어들이 ‘은퇴를 하고 새로운 삶을 살든지(DO)’ 아니면(OR) ‘그대로 은퇴의 삶을 즐기든지(NOT)’를 뜻한다.
넘버엑스 최민규 대표는 “참여자들의 시선과 기획한 우리와 시니어모델에 대한 동일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며 “시니어모델 서바이벌에 참여하신 분 중 “시니어모델은 제2 인생 인생의 시작이고, 나의 부활이다”라고 이야기하신 분이 있었다. 이런 생각은 우리가 이 행사를 기획한 의도와 같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민규 대표 이어서 “올 초 매거진을 제작하는 과정서 만난 시니어 모델들에게서 우리는 큰 매력을 느꼈다”며 “우리나라 시니어 모델 대표로 알려진 김칠두 선생님을 인터뷰하러 가서 그분들에게 매력을 느껴 내가 (시니어모델)저분들을 발굴하고, 혹은 그분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실제로 이번 시니어모델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의 직업은 그동안 모델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평범한 주부와 회사원으로 일을 하다 서바이벌에 참여했고, 어떤 이들은 보석디자이너와 한국무용가, 체육선생과 유치원선생 그리고 미용전문가로 활동을 하다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체육선생 정년 후 시니어모델에 참가한 임동성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체육선생 출신 임동성 씨는 “운동은 힘이 들어가고 모델은 힘을 빼야 하는 것이라서 어렵지만, 해보니 즐겁고 재미있다”며 “퇴직 후 10여 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딸들이 모델을 해보라고 해서 인터넷으로 평생교육원을 신청해서 제2 직업이 될 수 있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50이 넘어 스스로의 삶을 찾기 위해 시니어모델을 지원한 정혜숙 씨의 워킹모습
한국무용을 전공한 정혜숙 씨 “50세가 넘어서 내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어릴적 꿈인 모델에 대한 동경이 있어 참가하게 됐다”며 “또한, 현재 모델로 활동 중인 둘째 딸이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한국무용이 모델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모델의 길을 도전할 것이다”
유치원 선생을 정년퇴직한 문현화 씨는 “제가 65세입니다. 제2 인생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 시니어모델을 꿈꾸고 있다”며 “40여 년 교직에 있다 정년퇴직을 하고 시니어모델을 위해 배우면서 자존감이 커졌다. 모델 제의가 들어온다면 적극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앞으로 시니어모델의 전망은 어떠할까? SBS 슈퍼모델 교육자겸 연출자이자 현재 커스텀엔터테이먼트 대표겸 모델원장을 하는 한지성 대표는 시니어모델 전망이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지성 대표는 “서울이나 지방에서도 시니어모델들을 교육하는 곳이 많이 생겨났다. 시니어모델들의 예전 트랜드는 체형을 교정하고 싶다든지 여가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면 지금은 각종 광고나 방송프로그램 홈쇼핑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서도 시니어모델들이 많이 나오고 필요로 한다”며 “이들이 광고나 잡지, 쇼라든지 다양한 분야서 활동할 수 있도록 확대가 되어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시니어모델)활동하는 모델들이 들이 많아졌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모델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은 쉽지만 않다는 것도 한지성 대표는 강조한다. 실제 이번 시니어모델 서바이벌 심사에서 중요하게 보았던 부분이 바로 모델 참가자들의 분위기와 그동안 자신들이 살면서 쌓였던 자신의 성향을 모델에 맞게 얼마큼 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한지성 대표는 “교육하면서 자장 많이 했던 것이 일상생활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모델로서 센스나 분위기가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평상시 걷는 것도 모델처럼 하고, 차 마시는 것도 모델처럼, 앉아 있는 것도 모델처럼 하는 등 모델에 가깝게 스스로의 일상을 변화시키다보면 생활의 활력도 생기고 모델로서 체형과 분위기 감각이 훨씬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교육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100명이 서류를 제출해서 1차로 50명을 선발했고, 다시 5명씩 조를 편성해서 우열을 가려 최종 8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자는 세계대회인 더륙오브더이어코리아(THE LOOK OF THE YEAR KOREA) 본선에 진출할 자격이 주어지고, 공익광고나 시니어화장품 모델로 등용될 수 있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