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준설주식회사에 준설선을 매각했던 H해운의 다른 준설선이 부안군의 한 선착장에 정박돼 있다.
[군산=일요신문] 군산시가 건설업 면허 발급과정에서 등록기준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부정발급 의혹이 일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와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군산시가 2019년 5월 10일 S준설주식회사의 준설공사업 면허를 발급하면서 등록기준인 장비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건설업등록신청서 심사를 부실하게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업 면허를 등록하기 위해선 기술인력과 자본금, 시설·장비·사무실 등의 등록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중 준설공사업은 일정 기준의 기술인력과 자본금, 시설, 사무실 이외에 준설선과 예인선, 앵커바지선 등의 장비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준설공사업의 장비 보유기준은 ▲2,000마력 이상의 펌프식 준설선 ▲6㎥ 이상 그랩(grab)식 준설선 ▲5㎥ 이상 디퍼(dipper)식 준설선 ▲2,000마력 이상 버킷(bucket)식 준설선 등 4가지 가운데 2종 이상과 ▲200마력 이상 예선 ▲100마력 이상 앵커바지(anchor barge) 등이다.
건설업면허 등록신청시 신청서와 함께 장비의 명칭과 종류, 성능, 수량 등 건설공사용 장비의 현황을 기재한 첨부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등록기관인 군산시는 이에 대한 건설기계등록원부등본을 확인해야 한다. 건설기계등록원부에는 해당 장비의 제원과 성능이 표시돼 있기 때문이다.
건설기계등록원부는 등록신청 업체가 제출하거나 등록기관인 군산시가 전자정보법에 따른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통해 해당 기관으로부터 등록원부를 교부받아 등록기준의 적격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S준설주식회사의 장비들은 건설기계가 아닌 선박으로 등록돼 있어 건설기계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선박원부’와 ‘선박등기’, ‘선박검사서’ 등을 통해 용도와 제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S사가 보유한 장비는 펌프식준설선과 디퍼식준설선, 예선, 앙카 바지선 등 4척이다. 그런데 장비보유현황을 확인한 결과 제원이 파악되지 않았으며 디퍼식준설선은 용도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원부에는 선박의 종류와 명칭, 등록일자, 소유자 등은 기록돼 있지만 선박의 용도와 제원은 나와 있지 않다. 선박등기와 선박국적증명서 등도 마찬가지이다. 선박검사기관인 해양교통안전공단 ‘선박검사 기본조회’를 통해 3척의 용도는 확인했으나 4척 모두 제원은 확인할 수 없었다.
선박검사서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공문서지만 소유자와 전자정부법 행정정보 공동이용 이외에는 교부나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S사는 선박원부는커녕 선박검사서 등 제원과 용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공공문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군산시의 확인 절차도 없었다.
S사는 준설선이 선박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해당 선박들을 건설업면허 등록장비로 인정받기 위해선 선박검사를 통해 용도와 제원을 공인받아야 하고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은 신청업체와 등록기관에게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처럼 군산시가 등록서류에 대한 적격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건설업면허를 발급하면서 선박검사조차 받지 않아 용도와 제원이 확인되지 않은 준설장비들이 건설현장에 투입돼 부실공사는 물론 근로자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면허 등록기준은 시장질서 혼란과 부실공사 방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부정발급은 중대한 범죄로 처벌을 받는다”며 “군산시의 면허등록 절차를 전면 재검토해 적정여부와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