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마방에 입사한 ‘포나인즈’
[부산=일요신문] 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는 국립생태원에서 연구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소똥구리’ 복원사업에 협력하기 위해 중대 부상 퇴역경주마를 기증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소똥구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사육을 위해서는 화학비료나 농약이 없는 환경에서 방목한 말이나 소의 분변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립생태원은 제주도에서 말 분변을 힘들게 공수해 활용했으나,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주마 기증을 통해 소똥구리 먹이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지난해 12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경북 영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내 마사시설 설치 자문을 담당하고 말보건 관리 교육을 실시하는 등 경주마 사육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
19일 시행된 퇴역경주마 기증식에는 강현수 마사회 부산고객지원처장을 비롯, 신원철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장, 최태영 복원연구실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기증된 퇴역경주마는 최병부 마주 소유의 ‘포나인즈(국내산·5세)’이다. 해당 경주마는 작년 4월 앞다리에 심각한 골절을 입었으나 동물병원 수의사들의 수술과 재활치료 덕분에 현재는 일반적인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돼 이번 기증의 주인공이 됐다.
국립생태원은 ‘포나인즈’를 화학비료나 농약이 없는 초지에 방목해 소똥구리 연구를 위한 먹이원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강현수 마사회 부산고객지원처장은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 경주마 복지향상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기증식을 통해 퇴역경주마 활용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게 되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경주마 복지실현과 멸종위기종 복원에 함께 노력하는 공공기관 상생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연구와 퇴역 경주마의 동불복지 증진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소똥구리 복원사업뿐 아니라, 소똥구리를 이용한 자연환경보전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