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1심에서 구형보다 높은 벌금 1500만 원이 선고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양 전 대표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총 33만 5460달러(한화 약 3억 8800만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단순도박)로 기소됐다.
당초 양 전 대표를 수사해 온 경찰은 도박의 횟수, 기간 등에 따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서울서부지검은 오히려 도박 횟수와 판례 등을 고려하면 상습도박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 단순도박 혐의만을 적용해 지난 5월 약식기소했다.
반면 재판부는 단순도박 혐의에도 재판에 제출된 증거가 많은 점을 지적하며 기소 과정에서 배척됐던 상습도박 혐의 관련 의견서를 검찰 측에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도박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라스베이거스에 가족 및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방문한 점 △개개인으로 봤을 때 도박자금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고 단순도박 혐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는 “검찰에 (상습도박 혐의를 추가하는 등) 공소장 검토를 명했으나 검사가 정정하지 않았다”며 “공소제기한 내에서만 형을 정할 수 있어 이 같은 판결을 내린다”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것을 설명했다. 양 전 대표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사실상 상습도박에 해당하나,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도박의 범위에 한해 형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양현석은 이번 도박 사건 외에도 가수 연습생 출신인 공익제보자 한 아무개씨에 대한 협박, 업무상 배임, 범인도피 교사죄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호삼)가 수원지검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넘겨 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