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키움 구단 역대 세 번째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예정됐던 일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12월 9일 2019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다 득표로 유격수 부분 황금장갑을 수상한 뒤 “내년 시즌을 잘 마친다면 해외 리그에 도전하고 싶다. 구단도 동의해주기로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 후 1년이 지났고, 키움은 약속대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포스팅 마감일이 미국의 크리스마스 연휴와 겹치지 않도록 날짜를 앞당겨 신청서를 냈다.
김하성의 MLB 진출이 최종 확정되면 키움은 2014년 강정호, 2015년 박병호에 이어 세 번째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선수를 내놓게 된다. 김하성과 계약하는 팀은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에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하면 포스팅은 종료되고, 김하성은 내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다.
김하성은 구단을 통해 “먼저 MLB에 도전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이제 첫 단계인 포스팅 공시를 한 것뿐이고, 앞으로 중요한 일정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정들은 구단과 에이전트에 맡기고, 나는 야구선수로서 몸을 빨리 회복하고, 또 내년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지금부터 대비하고 준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짐은 좋다. 김하성은 25세의 젊은 나이에 장타력과 빠른 발을 갖춘 내야수로 미국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을 취재하는 MLB닷컴의 T. R. 설리번 기자는 최근 MLB닷컴에 실은 독자와의 문답 코너에서 김하성의 텍사스행 가능성을 거론했다. ‘텍사스 구단이 한국의 유격수 김하성에게 관심 있느냐’는 독자의 물음에 “간단히 말하면 그렇다. 텍사스 구단이 극동 아시아 지역에 튼실한 스카우트 조직을 운영하고 김하성의 자료를 수집해왔다. 김하성이 유격수이면서도 3루와 2루를 두루 볼 수 있다는 점이 텍사스의 조건에 들어맞는다”고 썼다.
MLB 이적 관련 소문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도 FA 상위 50인 중 김하성을 7위로 올리면서 “약 762만 달러(약 84억 원)의 포스팅 비용이 예상된다. 김하성의 몸값은 5년간 4000만 달러(약 441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MLB닷컴 칼럼니스트 윌 레이치와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MLB FA 중 김하성을 유격수 1위, 전체 10위로 평가하면서 “마커스 시미언, 안드렐톤 시몬스 등 우수한 유격수가 많지만, 김하성이 가장 낫다. 김하성은 25세의 젊은 선수로 KBO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KBO리그 성적을 MLB와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 좋은 성적”이라고 소개하면서 “젊은 선수를 원하는 팀에 적합하고, 디트로이트와 5년 계약을 할 거 같다”고 내다봤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