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감독은 NC 부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게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감독이 처음 NC 감독에 선임 됐을 때 그의 존재는 팬들에게 무명 감독이나 마찬가지였다. 30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롯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LG를 거쳐 2012년 NC 창단팀 수비 코치로 현장에 있었지만 미디어에 드러난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 그가 감독 선임 2년 만에 김경문 감독도 못한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감독의 특징은 전력분석팀에서 내준 데이터를 현장에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있어도 현장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죽은 데이터다. 데이터팀을 믿고 수용할 건 수용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맞게끔 활용하려고 고민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포지션별 코치들에게 역할을 일임하고,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했다. 카리스마보다는 소통으로, 군림하기보다는 자세를 낮춰 선수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선수들이 이 감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주로 나오는 단어가 ‘신뢰’, ‘사랑’, ‘소통’, ‘인간적’이라는 표현들이다. NC 창단 초기 전남 강진 운동장의 돌멩이를 고르며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리더십이 NC 사령탑으로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이 감독은 우승 다음날 축하 문자를 보낸 기자에게 이렇게 답을 보냈다. ‘우승의 기쁨은 딱 하루인 것 같아요. 벌써 내년 시즌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