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질문에 답변하는 박성일군수(자료사진=완주군의회 제공)
27일 완주군의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군의회 정례회 군정질문에서 유의식 의원의 “호정공원묘지 산지복구 설계기준 완화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 박 군수가 “권익위 ‘의견표명’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답변한 것은 군수로서 직무를 유기하고 군민을 기만한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주군이 국민권익위 ‘의견표명’을 이유로 일관되게 유지했던 호정공윈의 산지복구 설계기준 완화 요구에 대해 “‘합리적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번복했으며 ‘의견표명’이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가 완주군에 보낸 ‘고충민원 처리결과 통지’에 따르면 호정공원이 국민귄익위에 민원을 제기한 이유가 ‘완주군이 호정공원의 복구설계 승인기준 완화 요청을 접수하고 전북도산리관리위에 심의를 요청한 상태에서 심의요청을 반려한 것은 부당하므로 산지관리위 심의를 받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완주군은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인지를 판단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판단을 받기 위해 산지관리위 심의를 요청했으나 합리적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심의 요청을 철회했다”는 입장을 권익위에 제출했다.
국민권익위는 ‘산지복구계획 승인기준 완화 적용에 있어 확실하게 피신청인(완주군)이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는 경우라면 지방산지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공정성·전문성을 도모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 점’이라며 호정공원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권익위는 완주군이 처음 산리관리위 심의 요청 사유였던 “법리해석의 오류로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를 판단할 수 없어 심의를 요청했다”는 부분만을 인용해 완주군이 다시 산지관리위 심의를 요청하도록 의결해 ‘의견표명’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국민권익위의 ‘의견표명’에 대해 산지관리위 심의 사항인 ‘허가기준 완화에 관한 사항’ 가운데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에 대한 판단과 산지관리위 심의 요청 권한이 군수에게 있다는 점에서 법리해석에 대한 오류라는 것이 중론이다.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를 판단해 산지관리 심의를 요청하는 것은 군수의 권한이어서 산리관리위원에서 심의요건인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를 판단해달라는 것은 절차상 불합리하기 때문.
군수가 판단해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를 적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산지관리위원회 심의를 요청하지 않아도 되고 심의요청을 철회한 것도 무방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완주군은 국민권익위의 이 같은 ‘의견표명’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북산지관리위에 심의를 요청했고 산지관리위는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에 대한 판단도 없이 의결 처리했으며 완주군이 이를 수용, 산지복구설계 승인기준을 완화시켜준 것이다.
호정공원의 산지복구설계 승인기준 완화는 산지복구설계 승인기준을 위반해 공사중지와 형사고발까지 당한 상태에서 위반 내용대로 복구설계 승인기준을 완화시켜준 것으로 불법을 합법화시켜준 전무후무한 사례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호정공원이 제시한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도 산림청 등의 유권해석과 통상적인 사례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이어서 완주군이 국민권익위의 ‘의견표명’을 핑계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완주군수가 ‘예외 적용이 불가피하거나 합리적인 사유’를 판단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고수했다면 전북산지관리위 심의결과와 국민권익위 ‘의견표명’도 수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다.
그런데도 박 군수는 군의회에서 “복구설계서 승인기준 완화는 권익위 의견표명을 존중해 전북도산지관리위의 심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이견이 있고 바람직스럽지 않으나 결과적으로 불가피한 승인사항이었다”고 답변해 직무유기를 자인하고 군민을 기만한 것이란 비난을 샀다.
완주군 일각에서는 “산지관리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를 국민권익위의 ‘의견표명’을 이유로 합법화시켜줌으로써 원칙이 무너지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할 수 없게 됐다”며 “완주군이 자정능력을 상실했고 행정사무감사로도 책임규명이 어려운 만큼 공익감사청구 등 강력한 조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