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장 명의의 사과문 이미지. SNS 캡처
[경남=일요신문] 경남 진주시가 이·통장 제주도 연수 관련 확진자 급증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비판여론에 떠밀려 마지못해 사과에 나섰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진주시는 최근 시비를 지원해 이·통장에 대한 제주도 연수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통장 연수 관련 확진자는 진주를 넘어 경남 전역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이에 진주시를 향한 분노가 들불처럼 타올랐다. 특히 진주시가 확진자 발생 초기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타오른 불길에다 기름을 부었다.
먼저 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진주시와 조규일 시장을 규탄하는 글이 홍수를 이뤘다.
한 시민은 “진주는 그간 코로나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는데,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시청이 이렇게 했다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며 “경남도가 지난 10월 단체여행 자제 요청을 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제주 연수를 강행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이 시국에 제주도로 이·통장 연수를 보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일으킨 진주시를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들도 비난 성명을 쏟아냈다. 진주시민행동은 “코로나19 감염이 진주를 덮쳤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이·통장협의회 연수를 진행한 진주시는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주혁신포럼은 “조규일 시장의 무능, 무지, 무책임 행정이 빚은 참사”라며 “조규일 진주시장, 사퇴하는 것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대책을 내놓으라”라고 밝혔다.
한경호 더불어민주당 진주을지역위원장은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번 코로나 집단 확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에게 사과하라. 이번 집단 확진은 진주시가 기획하고 실행한 코로나 참사”라고 주장했다.
진보당 진주시위원회은 “시민에겐 날마다 모임을 자제하라,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라며 재난 문자를 보내온 것이 진주시다. 그런데 시 행정의 말초 조직인 이·통장은 엄중한 시기에 단체로 제주도 연수를 갔다니 개탄을 금할 길 없다”고 규탄했다.
이에 진주시는 지난 26일 오전 정준석 부시장 브리핑을 통해 “연이은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전하는 것이 매우 송구스럽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불편함과 어려움을 드리게 돼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27일에는 조규일 시장의 이름이 빠진 진주시장 명의의 사과문도 배포했다. 하지만 확산 초기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이미 보인 터라 마지못해 가진 사과라는 시각이 대세를 이룬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7일 제주도 공식 블로그에 “진주시에 항의하고 구상권을 청구해라”라는 내용이 언급된 이후, 진주시민과 경남도민들도 진주시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커진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