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본지와 인터뷰하는 목포시의회 의원
[목포=일요신문] 김훈 목포시의원이 동료 여성 의원의 폭로로 불거진 성희롱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판단에 이어 목포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의원직 제명 취소 행정소송에서 김훈 의원이 지난 27일 승소했다.
따라서 여성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이유로 김훈 의원 제명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했던 시민단체와 이에 굴복해 김훈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결정한 목포시의회와 당 출당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섣부른 판단에 대한 비난이 예상된다.
본지는 한 사람의 일방적 주장이 빚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조명을 위해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부터 검찰 무혐의 판단과 목포시의회 의원직 제명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 승소에 이르기까지 김훈 의원이 받은 고통과 피해를 김훈 의원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 먼저 의원직 제명 취소 행정소송 승소에 대한 심정을 듣고 싶다.
“그동안 너무 힘이 들었다. 나를 제외하더라도 가족들이 받았던 고통과 상처 그리고 지역민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오해로 내가 지역민들과 시민들에게 받았던 시선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앞으로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오히려 주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우선했다.
▲ 다시 거론하기 힘들겠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면
“상대 여성 의원을 둘러싼 괴소문이 원인이 되어 괴소문의 유포 당사자로 나를 지목하고, 나에게 괴소문을 유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실이 없었기에 부인을 하자, 상대 여성 의원이 “왜 인정을 하지 못하느냐? 나도 다 생각이 있다. 다음을 준비하겠다”라고 통보하고, 갑자기 언론에 일방적으로 나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알렸고, 그 이후에 시민단체들이 합세해서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나를 일방적으로 상대 여성 의원을 괴롭힌 성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나를 공격했다”
▲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2월 무혐의 판단을 받았고, 이에 다시 상대 여성 의원이 광주고등검찰청에 항고하고 또다시 법원에까지 재정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하면서 무혐의가 확정되었다. 이것에 관해 설명을 한다면
“상대 여성 의원 (성희롱)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동료의원의 진술을 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그대로를 진술한 동료의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서 협조해 주신 동료 의원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이 사건 초기에 내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고 시민단체와 언론이 상대 여성 의원 말만 듣고 나를 성범죄자 취급을 했다. 그때는 정말 죽고 싶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실제 당시 나는 자살 예방 상담센터에 상담도 수차례 받는 등 정말 견디기 힘든 나날을 보냈었다”
▲ 젊은 정치인의 생명을 결정하는 의원직 제명을 성희롱 사건에 대한 결말이 나오기도 전에 목포시의회가 김훈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결정함으로써 “시민단체에 목포시의회가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것으로 비쳤다. 이것에 대해 김훈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라는 틀에서 성희롱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거론되는 자체가 정치인으로서는 사형선고와 같다. 성희롱은 있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사실 관계가 명확히 확인되기도 전에 시민단체나 어떤 특정인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정치인의 생명을 결정하는 의원직 제명은 마치 목포시의회가 어떤 외부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친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우는 나 하나로 끝나야 한다. 앞으로는 목포시의회가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일방적 주장만 들을 것이 아니라 자세한 조사나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길 원하다”
▲ 성희롱 사건이 일어나서 의원직 제명 결정으로 이어지면서 김훈 의원에 대한 명예 회복과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기나긴 법적인 싸움을 이어왔다. 이번 결정이 나기까지 법적인 싸움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남자가 여자와 관련 돼서 성희롱이나 성추행 사건에 연루 되면 일방적으로 나쁜 놈으로 몰리는 사회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가 아무리 떳떳해도 그것을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나 또한 여성 의원의 주장처럼 내가 성희롱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무리 말을 해도 주변 사람들이 믿지를 않았다”
“나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동료의원들의 진술을 이끌어 내고 내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이 그동안 내가 누리고 해왔던 생활은 모두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법과 주변 사회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의 싸움에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러나 그런 생활은 나를 점점 더 피폐하게 만들면서 나를 견디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지만, 모든 것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정말로 성희롱을 하지 않았고, 그것을 꼭 밝혀야 한다는 의지가 나를 지금의 결과에 이르게 했다”
▲ 의원직 제명 취소 행정소송 승소로 당장 이달 30일부터 의회에 복귀하게 된다. 앞으로의 의원으로서 다시 복귀해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동안 초선의원으로 목포시의회에 참여하면서 나름 목포시 발전에 대한 많은 구상을 가지고 있었고, 지역민들에게 약속했지만, 본의 아니게 그런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1년 4개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역민들께 인사를 드리고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과 지역구를 더 챙길 수 있도록 지역구를 살피겠다”
“그리고 하반기 의회를 이끌고 계신 의장단들은 전반기와 비교해 의장님과 부의장님 모두 다선의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다. 먼저 그분들의 경험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박창수 의장님은 4선의 의원 경험을 가지고 계셔 배울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이 의회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임위 활동이다. 어떤 상임위에 가더라도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부하고 발로 뛰어서 1년 4개월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관계를 떠나서 우리 지역구 주민과 목포시민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 행동과 말을 할 때는 더 많이 더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겠다. 또한, 목포시행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시장님을 비롯한 목포시공무원들이 코로나19를 맞아 많은 고생을 하는 것으로 안다. 내가 미약하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선의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