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마 수말 슈퍼챔피언, 영광의축제, 온누리질주는 최근 들어 전력이 급격히 향상됐다. 경주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슈퍼챔피언(수·3전1/2/0·신우철·전승규 부:한센 모:소시케이트 레이팅:35)
슈퍼챔피언은 11월 29일 펼쳐진 2세마 특별경주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2위로 골인,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수말답게 근성이 매우 뛰어나고 거리적성도 긴 편이라 내년에 펼쳐질 3세마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2위를 기록했으나 여력은 별로 없었다. 1000m 2번 게이트에서 출발, 인코스 선입의 최적 전개를 펼쳤음에도 막판에 힘겹게 버티며 2위로 골인했다. 우승마 사만다치타에게 6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였고, 3위를 기록한 제이호크에게는 막판에 잡히는 걸음이었다. 입상은 했지만 좋은 평가는 받을 수 없는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한 단계 늘어난 걸음으로 첫 승을 기록했다. 4코너까지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직선주로에 들어와서 뒷심을 발휘하며 4마신 차의 비교적 여유 있는 우승을 거뒀다. 단승식 배당이 1.6배를 기록할 정도로 편성이 약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데뷔전보다는 분명 발전한 모습이었다.
세 번째 경주는 앞서 소개한 2세마 특별경주였고 입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3전 전승의 흥바라기를 비롯해 치프인디, 최강영천, 옥스퍼드킹 등 2세마 강자들이 총 출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로 골인,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초반에는 전체 경주마의 페이스가 워낙 빠르다 보니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4코너를 열한 번째로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지만 결승선을 앞두고 생고무 같은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 흥바라기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LF(막판 200m)가 12초 5가 나올 정도로 막판 탄력이 좋았고, 선행 싸움이 없는 가운데 이뤄진 ‘자력추입’이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부마 한센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씨수말이라 생략하고, 모마 소시케이트는 현역 시절 1664m 경주에서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거리적성 긴 씨암말이다. 또한, 그동안 배출한 자마 롤링스톤, 베스트샷, 행운나비가 모두 3군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슈퍼챔피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영광의축제(수·5전2/0/1·변창덕·강형곤 부:컬러즈플라잉 모:리얼파이트 레이팅:39)
영광의축제는 직전 다섯 번째 경주에서 뚜렷한 전력향상을 과시하며 처음으로 낙승을 거둔 부산 강형곤 마방의 마필이다. 500kg대의 좋은 체격을 타고났고, 스피드와 근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돼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3위에 그쳤다. 안쪽 선입 작전으로 최적의 전개를 펼쳤으나 막판에 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밋밋한 걸음으로 5마신 차 완패를 당했다. 두 번째 경주는 출발이 좋지 못해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쳤는데, 이번에도 막판에 탄력적인 걸음을 보이지 못하고 5위로 골인했다. 실전 두 번의 경주에서는 이렇다 할 특징을 보이지 못하며 그저 그런 평범한 마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 번째 경주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1번 게이트에서 선입 전개를 펼친 후 직선주로에서 탄력적인 걸음을 발휘하며 첫 우승을 기록한 것이다. 이전에 보였던 걸음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결승선 200m를 남겨둔 시점부터 탄력을 발휘하며 시원하게 역전에 성공했다. 이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분명 한 단계는 발전한 느낌이었다.
네 번째 경주는 1400m로 늘어난 거리에 5군 승군전이었고 4위에 그쳤다. 중위권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레이스를 펼쳤지만 늘어난 거리와 강해진 편성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 달 후에 펼쳐진 다섯 번째 경주에서 완벽한 전력향상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1400m 경주였다.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펼친 후 직선주로에서 더욱 격차를 벌리며 4마신 차 완승을 거뒀다. 막판 50m를 남겨두고는 우승을 확신한 듯 데뷔 후 처음으로 제어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부마 컬러즈플라잉은 12월 1일 현재 씨수말 순위에서 3위 테스타마타에 근소한 차이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수 씨수말이다. 상대적으로 거리적성이 길고, 질주 습성도 자유롭다는 좋은 평가도 받고 있다. 모마 리얼파이트는 남아공트로피 특별경주에서 우승했던 영광의파이트(3군)를 배출한 바 있다. 따라서 3세가 되는 내년에는 중장거리 경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온누리질주(수·2전1/0/0·강성호·양귀선 부:오피서 모:온누리플라자 레이팅:32)
온누리질주는 경매가 2500만 원의 헐값(?)에 도입됐고, 데뷔전에서도 별다른 걸음을 보이지 못한 채 4위에 그쳐 그저 그런 평범한 마필로 분류되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16마신의 대차로 우승, 양귀선 마방의 새로운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체중도 442kg에서 459kg으로 급격히 늘어나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10월 16일 데뷔전에서는 우승마 ‘그레이엔젤’에게 8마신이라는 큰 차이를 보이며 4위에 그쳤다. 1200m 12번 게이트에서 무난하게 출발한 이후, 선입권에 가세하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막판 무뎌진 걸음으로 간신히 4위로 골인했다. 능력상 역부족을 드러내며 완패한 것이다. 초반(14.2)이 빠른 것도 아니고, 막판(14.3)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특별한 특징을 보이지 못한 채 존재감 없는 데뷔전을 치르고 말았다.
두 번째 경주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같은 말이 맞나 싶을 정도의 괴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1200m 경주였다. 무려 1분 12초 7의 기록으로 데뷔전(1.16.9)보다 4.2초나 앞당겼다. 경주내용도 압도적이었다. 빠른 출발을 하며 쉽게 선행에 나섰고, 직선주로에 들어선 이후에는 더욱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크게 벌려 나갔다. 결국 2위권을 16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뒀다. ‘말이 뒤집어졌다’는 표현이 딱 맞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같은 날 1200m 4군 우승기록이 1분 15초 3이었고, 3군은 1분 13초 7로 모두 6군마인 ‘온누리질주’보다 느렸다.
온누리질주는 올해 7월에 열린 브리즈업 2차 경매에서 2500만 원의 싼 가격에 낙찰됐다. 알고 보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1세 때인 2019년 부상을 당해 두 번이나 수술을 했다. ‘양대퇴골연골증’이라는 질병으로 2월과 11월에 관절경 이용 수술을 했다. 경과가 좋아 경주마로 데뷔하긴 했지만 병력 때문에 경매에서 좋은 가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두 번째 경주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압승, 대박의 조짐까지 보인 것이다.
모마 온누리플라자는 현역 시절 18전 4승을 거두며 2군까지 진출했던 능력마였다. 스피드가 매우 좋았던 선행마였다. 온누리질주도 엄마를 닮은 듯 두 번째 경주에서 뛰어난 스피드를 과시했다. 거리적성이 길지 않다는 게 염려스럽긴 하나, 부상이나 수술 후유증 없이 잘 관리된다면 최소한 엄마(2군)만큼은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