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준공 예정인 양평도서문화센터 조감도. 양평군의회 예결위가 ‘양평도서문화센터’ 매칭사업비를 삭감하면서 자칫 수계기금 100억원을 허공에 날릴 뻔 한 일이 발생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양평도서문화센터’ 매칭사업비가 양평군의회 예결위에서 삭감되면서 자칫 수계기금 100억원을 허공에 날릴 뻔 한 일이 발생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도서문화센터’는 한강수계관리기금 100억 원(40%)과 군비 150억 원(60%) 등 총 250억 원을 들여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양평군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예결위 예산심의에서 ‘도서문화센터’ 매칭사업비인 군 추경예산 19억 원 전액이 삭감됐다. 이날 표결에서 예결특위 6명의 의원 중 국민의힘 의원 3명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고, 자칫 ‘도서문화센터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 예결특위는 국민의힘 의원 3명, 민주당 의원 1명, 무소속 의원 2명으로 구성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전진선 의장은 예결특위에 참여하지 않지만 본회의에서는 표결권을 갖는다.
국·도비 매칭사업의 경우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이미 확보한 국·도비는 반환해야 하며. 향후 3년간 국·도비 매칭사업 제한 등 강력한 페널티를 받게 될 수 있어 군 재정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양평군의 재정자립도는 20%대로 경기도 지자체 중 최하위다. 결국 나머지 80%는 국·도비 등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양평군이 ‘도서문화센터’를 건립해 양평군 주민들의 복합 문화시설로 활용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했으나, 다음 날인 4일 본회의에서 정회를 하는 등의 진통 끝에 박현일 의원을 포함한 6명의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을 통해 가까스로 예산이 되살아 났다. 결국 국민의힘 군의원들은 스스로 삭감시킨 예산을 스스로 되살리는 우스운 모양새가 되버렸다.
이날 삭감된 추경예산은 문화체육과 ▲양평군관리계획 결정 입안도서 작성 2,100만 원 ▲양평곤충박물관 이전 기본계획 설계 3,000만 원과 주민복지과 ▲장애인행사지원 1,500만 원 등 3건 6,600만 원이다.
# 윤순옥, 황선호, 이혜원 의원 “군민회관 철거 반대, 도서문화센터 건립 불가”
# 박현일 의원 “군민회관 수명이 다된 노후화된 건물, 양평군 중장기 계획에 꼭 필요”
앞서 지난 2일 군민회관 철거와 관련된 조례개정을 위한 조례특위에서 국민의힘 윤순옥, 황선호, 이혜원 의원은 “군민회관은 군민 다수가 이용하는 양평군을 상징하는 건물임에도 주민들에게 철거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255억원이 소요되는 도서문화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군민회관을 철거하는 것은 타당성이 미흡하다. 군민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도서문화센터 건립은 불가하다. 행정절차에 대한 부분들을 정비한 후 시행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현일 의원은 “군민회관은 이미 2009년에 증축을 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난 수명이 다된 노후화된 건물이다. 이미 입찰까지 끝난 상태로 양평군 중장기 계획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서, “다만, 주민들이 충분히 설득이 될 수 있도록 홍보와 함께 주민 공청회 등 사후 조치를 취해 달라.”며 찬성입장을 밝혔다.
예결특위 이정우 위원장은 4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심사결과 보고를 하면서 집행부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군민회관 철거와 도서문화센터 건립 등 군민의 관심이 큰 대규모 정책사업이 군민 설명회 등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세출예산에 편성됐다”면서,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입안부서와 정책실행부서, 정책홍보부서가 유기적인 시스템을 유지하여 군민이 주인되는 행정이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양평군중앙도서관은 도서공간과 열람좌석수, 편의시설 부족 등의 열악한 여건과 주차장이 협소해 군민들이 쉽게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군민불편을 해소코자 건립 예정인 신규 중앙도서관(양평도서문화센터)은 기존의 노후화된 군민회관을 철거 후 건축연면적 7,160㎡의 지하 1층, 지상 4층의 철근콘크리트 건축물로 많은 군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
# 수계기금 57억6천만 원 이미 확보…군비 삭감되면 기금 반납은 물론 향후 국비 확보에 악영향
양평군은 한강수계관리기금 100억 원 중 금년 예산 30억 원과 내년 예산 27억6천만 원 등 57억6천만 원을 이미 확보하는 등 예산도 마련해 놓았다. 입주해 있던 세무서와 각종 단체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이주가 완료됐으며, 음향시설을 비롯한 각종 시설물들은 공매로 처분된 상태다.
하지만 3일 양평군의회 예결위의 군비 삭감 결정으로 한강수계관리기금 100억원만 허공에 날릴 상황에 처하자 정동균 군수는 전진선 의장을 찾아가 매칭사업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으며, 전진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4일 본회의를 정회하면서까지 적극적인 중재를 한끝에 수정안을 통해 가까스로 군비가 부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관가 안팎에선 “전국의 시·군이 국·도비 확보를 위해 혈안이 돼 있는데 애써 확보한 예산을 반납해야하는 처지에 놓일 뻔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인근 지자체의 경우처럼 국·도비 확보를 위해 여·야가 함께 협력해 예산확보 활동을 해주었으면 한다”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예결특위에서 도서문화센터 예산을 삭감한 이유가 의회 내 소속 정당간 정치적 대립에 의한 결정이라는 해석과 함께 민주당 소속 군수에 대한 견제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 향후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