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7일 가수 청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MNH엔터테인먼트는 공식 팬카페를 통해 “청하는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찬원 이어 청하 ‘쇼크’
12월 7일 가수 청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MNH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공식 팬카페를 통해 “청하는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고, 7일 오전 검사 결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하는 12월 10일 싱글 ‘X(걸어온 길에 꽃밭 따윈 없었죠)’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게다가 2021년 1월에는 첫 정규앨범 발매도 앞둔 상황에서 모든 활동이 ‘올스톱’됐다.
이에 앞선 12월 3일에는 트롯 가수 이찬원의 확진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1일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신인 동료 가수 임영웅, 영탁, 정동원, 김희재, 장민호 등과 TV조선 예능 ‘뽕숭아학당’ 촬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행히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찬원의 확진으로 인한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뽕숭아학당’의 MC인 붐을 비롯해 그들과 동선이 겹친 방송인 박명수와 이휘재, 홍현희-제이쓴 부부 등도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찬원을 비롯한 트로트 가수들은 요즘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 그들과 접촉한 이들로 검사 범위가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며 “방송가의 확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실감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 여파는 남았다. 임영웅, 영탁 등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주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이찬원과 오랜 시간 함께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에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기간 촬영을 진행하지 못한 여파는 12월 말쯤 방송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요계의 코로나19 공포의 시작을 보이그룹 업텐션의 멤버 비토와 고결이었다. 이들과 함께 MBC 음악프로그램인 ‘쇼! 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에 출연한 가수와 관계자들도 잇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걸그룹 에버글로우의 멤버 이런, 시현이 확진됐다. 이 여파는 에버글로우가 함께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에 참여했던 작곡가 유희열과 출연 가수들에게 불똥을 튀겼다.
영화 ‘용루각:비정도시’에 출연한 걸그룹 베리굿의 조현의 인터뷰가 진행된 뒤 그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사진=조현 인스타그램
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조현이 출연한 영화 ‘용루각:비정도시’의 경우 조현의 인터뷰가 진행된 뒤 그의 소속사 JT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매니저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12월 2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베리굿의 소속사 대표와 현장 매니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베리굿 멤버 전원이 지난 1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하며 “베리굿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신속히 전하지 않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당시 인터뷰에 참여했던 한 기자는 “1일 검사를 받은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배우 지일주의 인터뷰가 진행돼 언론사 기자들도 참여했다”며 “이 영화의 관계자들과 몇몇 기자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조현 측의 안일한 대처에 많은 이들이 화가 났다”고 토로했다.
#연말 행사 취소 망설이는 방송사들
연예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 속에서 관계자들의 시선은 연말 시상식과 가요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이미 예년처럼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드라마·예능 시상식에는 그 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연예인들이 대거 모인다. 평소 외부 노출이 적은 한류스타들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대중의 관심도도 높다.
앞서 진행된 가요 시상식인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나 ‘멜론 뮤직 어워드’(MMA) 등도 모두 치러졌다. 다만 관객은 없이 비대면 온라인 중계 형식이었다. 6일 열린 MAMA에서 대상 4개 부문을 비롯해 8관왕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상 후 소감을 전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물론 지상파 시상식 역시 이같이 안전 수칙을 최대한 유지하며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시상식과 연말 행사를 강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시상식 현장에는 많은 스타와 스태프가 모이고 밀집도가 높아져 감염의 위험 또한 높기 때문이다.
‘제41회 청룡영화상’의 경우 당초 12월 11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청룡영화상조직위원회 측은 “11일 개최 예정이었던 청룡영화상이 최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전반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영화인들의 안전을 위해 시상식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12월 6일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서 대상 4개 부문을 비롯해 8관왕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상 소감을 전했다. 사진=CJ ENM 제공
방송사들은 쉽게 취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모이는 연말 시상식 및 행사는 광고 판매로 인한 수익 창출에 용이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이 크게 줄어든 방송사 입장에서는 연말 시상식 포기 결정이 쉽지 않은 셈이다.
유명 케이팝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가요기획사 대표는 “불안함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시상식에 가고 싶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기획사와 스타 입장에서 먼저 방송사에 안전상의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기는 어렵다. 결국 방송사에서 용단을 내려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