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되고 송중기, 김태리가 주연을 맡아 올해 최고 기대작이었던 ‘승리호’(조성희 감독) 역시 거듭된 개봉 연기 끝에 결국 넷플릭스 행을 결정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시작되면서 2021년 영화계에도 희망의 서광이 비추기 시작한다. 2020년에 개봉 연기된 영화와 2021년 개봉 예정 영화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면서 2021년 극장가에는 그 어느 해보다 볼 만한 영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월 23일 개봉 예정인 워너브라더스의 ‘원더우먼1984’. 2021년에는 극장과 OTT 서비스인 HBO Max 공개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사진=‘원더우먼1984’ 홍보 스틸 컷
디즈니 라인업도 화려하다. 2월에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가 개봉할 예정이며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루카’ ‘엔칸토’가 3월, 6월, 11월에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한 라이브 액션 영화로는 ‘크루엘라’가 5월에, ‘피터팬 & 웬디’도 내년 개봉 예정이다. 가장 큰 기대를 불러 모은 ‘인어공주’는 2022년으로 개봉이 미뤄졌다.
오는 12월 23일 개봉 예정인 ‘원더우먼1984’의 워너브라더스는 2021년에는 극장 개봉과 OTT 서비스인 HBO Max 공개를 동시에 진행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세계가 시름하는 시기에 ‘원더우먼1984’ 개봉을 결정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원더우먼1984’도 극장 개봉과 동시에 HBO Max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다.
워너브라더스의 2021년 라인업도 매우 화려하다. 3월 실사 영화로 제작된 ‘톰과 제리’를 시작으로 5월 ‘고질라 vs 콩’, 6월 ‘컨저링3’, 7월 ‘스페이스 잼2’, 8월 ‘수어사이드 스쿼드2’, 10월 SF 대작 ‘듄’, 12월 ‘매트릭스4’가 차례로 개봉될 예정이다.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도즈 후 위시 미 데드’도 내년 개봉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유니버설픽쳐스는 이미 흥행력이 검증된 시리즈 영화를 내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4월 ‘007 노 타임 투 다이’, 5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6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가 7월에 개봉하고 12월에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씽2’가 개봉한다. 파라마운트픽쳐스의 기대작 ‘탑건 :매버릭’은 7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4월 개봉 예정이다. 11월에는 ‘미션 임파서블7’이 개봉한다.
한국 영화를 살펴보면 우선 2020년 12월 개봉 예정이던 ‘서복’은 2021년으로 미뤘다.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이 크다.
2020년 12월 개봉 예정이던 영화 ‘서복’은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아 기대감이 크다. 사진=영화 ‘서복’ 홍보 스틸 컷
2021년 한국 영화계는 거장들의 잇단 신작 소식이 눈길을 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는 박해일과 탕웨이 박용우 등이 출연한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도 내년 개봉 예정인데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등이 출연한다. 김태용 감독의 ‘원더랜드’ 또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 박보검, 배수지, 정유미, 최우신, 탕웨이 등이 출연한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 역시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주연으로 라인업이 매우 화려하다. 또한 송강호가 출연하는 신연식 감독의 ‘거미집’에도 기대감이 크다.
언제부터 코로나19 감염 우려 없이 편히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언급한 할리우드 영화들의 개봉 예정 일정은 북미 기준 정상적으로 개봉할 경우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도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이 더 길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개봉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될 수 있다.
그나마 ‘원더우먼1984’의 올 연말 개봉 일정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극장 개봉과 HBO Max 스트리밍 공개를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디즈니와 마블 역시 개봉이 또 미뤄지는 상황이 되면 ‘뮬란’처럼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한 스트리밍 공개와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곧 종료될 경우 화려한 라인업을 통해 극장가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반대의 경우 전세계 영화계가 OTT 서비스 위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