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연합뉴스 |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 7월 말 사용자 수가 5억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현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8%로, 지구촌 사람들 14명 가운데 1명이 페이스북 사용자라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중국과 인도에 이어 페이스북이라는 세계 3위의 인구대국이 하나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지구촌 전체를 들썩이고 있는 페이스북 열풍은 과연 어떻게 시작됐으며, 그 신화를 창조해낸 젊은 청년 마크 주커버그(26)는 누구일까.
5억인구를 거느린 페이스북의 가입자 수는 매분, 매시간 그리고 매일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이런 초고속 성장세는 지난 1년 동안 특히 두드러졌으며, 지난 6개월 동안에는 무려 1억 명이 새로운 페이스북 가입자가 됐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6년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성장한 것이다.
페이스북의 이런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며, 창립자인 주커버그는 “앞으로 10억 명 돌파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모두 약 1억 3000만 명이 페이스북에 가입되어 있으며, 이는 미국 사람들 2명 중 1명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다.
2위는 영국으로 약 2650만 명이, 그리고 인도네시아가 3위로 약 2590만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나라로는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필리핀, 멕시코, 스페인 등이 있으며, 모두 각각 1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있다.
사용자들의 연령대도 매우 다양하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청소년들의 놀이터라고 치부됐지만 지금은 전혀 사정이 달라졌다. 현재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주요 연령대는 18~35세며, 54세 이상의 장년층 사이에서도 빠른 속도로 가입자 수가 늘고 있다.
페이스북의 막대한 영향력은 가입자 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수치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가령 하루 사용자 수만 2억 명에 달하며, 매달 30억 장의 사진이 업로드되고, 매일 6000만 번 상태 정보가 업데이트된다. 사용자 한 명당 맺고 있는 친구 수는 평균 130명이고, 사용자의 절반은 매일 한 번씩 페이스북에 로그인한다. 사용자들의 충성도도 높아 매일 평균 55분씩은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보내며, 개인당 월 체류시간 역시 평균 6시간으로 여타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단연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수익 면에서도 페이스북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거둔 수익은 7억~8억 달러(약 8000억~9000억 원)며,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최소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주된 수입원은 광고 수익이며, 이밖에도 사용자들 간에 선물 주고받기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 이렇게 성공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주커버그가 처음 페이스북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미국 내 최강자는 단연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운영하고 있던 ‘마이스페이스’였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는 얼마 안 가 페이스북에 추월당했고, 지금은 완전히 상황이 역전된 상태다. 독일 시사주간 <포쿠스>는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관계의 진실성’에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스페이스에서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 자신을 꾸미고 위장해 실제 자기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친구를 사귀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페이스북은 진짜 친구들, 즉 실제 생활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거나 더 나아가 친구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인맥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이기도 한 이런 ‘개방성’ 덕분에 페이스북에서는 친구 한 명을 통해 여러 명의 다른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으며, 금세 친구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자동으로 친구 찾기’ 기능을 이용하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자동으로 추천받을 수 있으며, ‘친구 찾기’를 통해서는 연락이 끊긴 옛 친구를 찾을 수도 있다. 심지어 입양된 고아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친부모를 찾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또 다른 성공 열쇠는 친구를 사귀게 해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기본 기능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이 스스로 서비스를 만들어 또 다른 사용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가령 페이스북 사용자라면 누구나 응용 소프트웨어나 개인 광고를 만들어 또 다른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상대로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인맥을 활용한 소셜 게임 서비스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수익은 모두 사용자들 본인의 몫이다.
이밖에도 쇼핑 플랫폼을 추가해서 실제 구매자들을 연결해 주기도 하며, 이메일과 채팅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인맥 형성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는 외부 웹페이지 검색 서비스까지 시작하면서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과 6년 만에 실리콘 밸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페이스북 신화’를 쓴 주커버그는 누구일까. 주커버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등과 종종 비교되고 있는 IT 업계의 샛별로서 실제 이들과는 몇 가지 공통점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미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진 천재였다는 점, 그리고 일찌감치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나섰다는 점 등이 그렇다.
10세 때부터 개인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면서 노는 게 취미였던 주커버그는 PC 게임과 뮤직 플레이어 등을 직접 개발하는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있어 천재적인 면을 발휘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의 소문을 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특채를 제안했지만 주커버그는 이를 거절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대신 하버드대 진학을 택했던 주커버그는 어느 날 학교 행정 정책에 대한 한 가지 불만을 갖게 됐다. 다른 학교와 달리 재학생들의 기본적인 정보와 사진이 들어있는 명부를 제작하지 않아 재학생들 간에 교류가 힘들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주커버그는 스스로 학생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불허하는 학교 측의 반대를 무릅쓰고 몰래 전산 시스템을 해킹해서 학생들의 기록을 빼낸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페이스북의 전신인 ‘페이스매쉬(Facemash)’ 사이트였다. 비록 이 사이트는 얼마 안 가 하버드대로부터 징계를 받고 폐쇄됐지만 하버드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4년 2월 주커버그는 다른 동창생 세 명과 함께 마침내 ‘더페이스북(thefacebook.com)’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학생들이 서로 친목을 다지거나 친구를 사귀거나 혹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며, 처음에는 하버드 재학생들에게만 공개했다가 점차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비롯한 기타 지역의 학생들에게까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운명의 순간은 곧 다가왔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인터넷 성공 신화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로 떠났던 주커버그는 결국 그곳에 눌러 앉았고, 결국 다시는 하버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학교를 중퇴한 주커버그는 동업자인 하버드 동창 두 명과 함께 캘리포니아 팰로알토에 집 한 채를 빌려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사용자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투자금액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페이스북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 14개월 만인 2005년 4월, 벤처캐피탈회사인 ‘액셀 파트너스’가 1200만 달러(약 140억 원)를 투자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야후’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1600억 원)에 인수 제의를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2007년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6%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2억 4000만 달러(약 2800억 원)를 투자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의 직원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부터는 마침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때부터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일반에게 공개한 지 불과 1년 만에 가입자 수는 50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창립 6년 만에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 주커버그의 개인 자산은 현재 40억 달러(약 4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 갑부이지만 여전히 헐렁한 후드 티셔츠에 청바지를 즐겨 입는 수수한 차림을 좋아하며, 회사 근처의 작은 아파트에서 걸어서 출퇴근할 정도로 검소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자신이 워커홀릭인 까닭에 데이트할 시간이 적어 불만인 여차친구를 위해서 “매주 최소 100분 동안은 여자친구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겠다”라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의 성공 스토리는 할리우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오는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 대해 주커버그는 “모두 픽션이다. 현실 속에서 페이스북을 창립한 스토리는 지루하기만 하다. 우리는 6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서 줄기차게 프로그램만 짰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의 이면에는 늘 어두운 그늘도 있게 마련. 사용자 수가 늘고 덩치가 커지자 여기저기서 문제점과 부작용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였다. 여타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들과 마찬가지로 페이스북 역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거나 사용자 정보를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비난은 지난해 말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공개 설정 방식을 바꾸면서부터 시작됐다. 처음 가입할 때 작성하는 이름, 성별, 생일 이외에 거주지, 출신학교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개인정보까지 무조건 ‘공개’로 설정되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 회원들은 일일이 ‘비공개’로 바꾸지 않는 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5억 명의 페이스북 회원들에게 자신의 정보를 고스란히 노출하게 된다. 주커버그 본인도 이 설정을 바꿔놓지 않아서 개인 사진과 일정이 인터넷에 노출되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결국 지난 5월 31일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집단 탈퇴의 날’이 선포됐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공개 규정에 불만을 품은 누리꾼들 3만 3841명이 동시에 페이스북을 탈퇴한 것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페이스북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개인정보 규정을 재수정한 페이스북은 현재 이름과 프로필 사진, 성별, 출신지 등만 모두에게 기본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성과 관련된 노골적인 글들이 자주 올라와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1만 2000개의 글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섹스와 관련된 글이었다”고 꼬집었다.
살인범이나 테러리스트를 찬양하거나 특정 종교를 비방하는 게시물 역시 문제가 되고 있긴 마찬가지다. 가령 지난 5월 파키스탄 정부는 ‘마호메트 그림 그리기 경연대회’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우리나라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11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6월에는 두 배가 급증해 현재 2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오는 10월 페이스북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국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 오바마 미국 대통령(위)과 호날두의 페이스북. |
호날두 여기서 ‘득남’ 전해
전세계 유명인들 가운데 가장 페이스북 친구가 많은 사람은 마이클 잭슨이다. 비록 그는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여전히 페이스북의 온라인 공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와 소통(?)하고 있다. 현재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1520만 명이며, 그 수는 아직도 꾸준히 늘고 있다.
생존하는 유명인들 중에서 최초로 페이스북 친구 1000만 명을 돌파한 사람은 영국의 팝가수 레이디 가가다. 현재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1120만 명을 넘은 상태. 이대로라면 조만간 잭슨의 친구 수를 훌쩍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영화배우 반 디젤이 1050만 명을 사귀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000만 명 고지를 넘어 1010만 명의 페이스북 친구를 두고 있다.
이밖에도 <트랜스포머>의 메간 폭스(870만 명), 록밴드 린킨 파크(720만 명),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20만 명), 17세의 인기 가수 저스틴 비버(670만 명), 에미넴(630만 명), 전설적인 레게 뮤지션 봅 말리(560만 명)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중대 발표를 하거나 속내를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호날두의 경우 자신의 득남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알려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메간 폭스는 자신의 상반신 노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매우 우울하고 슬프다”는 글을 올려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