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에 이혼 6년 차인 배우 겸 영화감독 박재훈과 전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 박혜영이 새로운 이혼 커플로 가세했다. 사진=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방송 화면 캡처
문제는 1호 커플인 배우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화제성이 사라진 뒤다. 이영하와 선우은숙은 대표적인 연예계 잉꼬커플이었지만 결국 이혼했고 이혼한 뒤에는 각종 루머를 양산했을 만큼 화제성이 높은 출연진이었다. 그만큼 이들의 진솔한 재회를 그려낸 ‘우리 이혼했어요’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화제성을 통해 시청자들이 ‘이혼을 진정성 있게 다루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제작 의도를 받아들인 상황이라면 꾸준한 시청률 유지와 상승까지 바라볼 수 있지만 단순히 이영하 선우은숙의 화제성이 주도한 초반 시청률이라면 곧 하향 곡선을 그릴 수도 있다.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선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국 관계자는 “처음에는 우려감이 컸지만 제작진이 자극적인 설정을 강조하기보다는 세심한 시선으로 출연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며 “결혼생활을 끝내고 각자의 삶을 살아온 이혼 부부가 속내를 차분히 꺼내도록 유도한 연출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여전히 아킬레스건은 출연자 섭외다. 1호 커플 이영하와 선우은숙, 2호 커플 최고기와 유깻잎에 이어 최근 3호 커플 박재훈과 박혜영이 가세했다. 아무래도 이혼 부부가 방송 촬영을 위해 인위적으로 재회하는 콘셉트인 만큼 장기 출연은 쉽지 않다. 또한 회를 거듭할수록 화제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섭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혼 부부가 다시 만나 함께 촬영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불편한 데다 방송을 통해 결혼 생활과 이혼하게 된 과정 등을 스스로 꺼내 놔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이혼 부부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11일 방송에서 박혜영은 전 남편 박재훈을 만난 지 10분 만에 “후회막심, 미쳤지 내가 진짜!”라고 말했을 정도다.
다행히 ‘우리 이혼했어요’는 초반 방송분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성까지 선보였다. 이는 출연진 섭외 과정에서 제작진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다. 게다가 자극적인 설정을 최소화하고 세심하게 출연진을 배려하는 연출이 호평을 받고 있다는 부분도 출연을 망설이는 이혼 연예인 부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콘셉트 자체가 출연 연예인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기에 출연료도 일반 예능 프로그램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꾸준한 섭외가 중요하지만 화제성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꾸준한 섭외를 통해 이혼이라는 문제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는 제작 의도만 잘 살려낼 경우 호평을 받으며 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화제성을 더할 수 있는 출연진을 섭외한다면 프로그램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사실 이영하 선우은숙 정도의 화제성을 갖춘 이혼 연예인 부부는 꽤 있다. 이에 제작진은 시청자 층을 감안해 중장년층 연예인 이혼 부부들을 위주로 섭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시에 유튜버와 스포츠 스타 등 연예인이 아닌 유명인 이혼 부부들까지 섭외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