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배우 배성우가 출연 중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결국 하차한다. 사진=SBS 제공
11일 ‘날아라 개천용’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배성우 씨의 음주운전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주연배우의 음주운전 소식을 접하고 제작사와 방송사(SBS)는 최선의 수습을 위한 논의를 거듭했고, 현재까지 협의한 내용의 결론은 해당 배우의 하차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배성우 씨는 더 이상 촬영에 임하지 않게 되며 이후 드라마 전개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날아라 개천용’ 측은 촬영 연기 사안에 대해서도 “12일 12회 방송 이후 3주간 재정비 시간을 갖고 새해부터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이미 촬영을 마친 16회까지는 해당 배우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해 방송하고, 17회부터 20회 종영시까지는 해당 배우 출연 없이 촬영을 진행, 차질없이 방송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여러분의 시청 흐름이나 동료 배우 및 스태프 등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 결정한 점 깊은 이해 당부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배성우는 지난달 드라마 촬영이 없는 날에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다가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배성우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날아라 개천용’에서 배성우는 정의구현에 앞장서는 열혈 기자 박삼수 역으로 분했다. 사회 정의를 부르짖는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음주운전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언론 보도 이후 ‘날아라 개천용’ 시청자 게시판에 배성우의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방송사와 제작사 측에서도 주연 배우의 중도 하차라는 큰 리스크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던 SBS 금토드라마 라인에도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부터 ‘열혈사제’ ‘녹두꽃’ ‘스토브리그’ ‘하이에나’ ‘더 킹: 영원의 군주’에 이르기까지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드라마 명가’ 자리를 공고히 해 오는 와중에 주연 배우의 논란이 터진 것. 특히 음주운전은 앞서 ‘하이에나’에 출연 중이던 배우 홍기준의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제작사와 방송사 모두 이 문제에 매우 민감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기준은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 투수 장진우 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차기작까지 무난한 출연이 예상됐음에도 음주운전으로 한순간에 추락한 바 있다.
배성우는 1999년 데뷔했지만 특히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8년 tvN 드라마 ‘라이브’에서였다. 이후 영화 ‘변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굵직한 주조연들을 맡으며 올해는 ‘날아라 개천용’으로 지상파 첫 주연 자리까지 꿰찼다. 이처럼 상승세가 뚜렷이 보이던 배우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결국 중도하차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셈이다.
한편 배성우는 지난 10일 소속사를 통해 “변명과 핑계의 여지가 없는 저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모든 질책을 받아들이고 깊이 뉘우치고 반성한다. 함께 일하는 분들께도 사과드리며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방면에서 신중하고 조심하며 자숙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