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14일 공판을 마치고 여주지원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일요신문=여주·양평]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여주시·양평군)과 회계책임자 경 모 씨(여·48, 김 의원 8급비서)의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 세 번째 공판이 열렸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이병삼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공판을 열고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 이 모 씨(양평군 모 사회단체 회장 아들, 김선교 의원실 인턴)와 선거운동원 조 모 씨(대학생, 남, 22)에 대한 증인신문을 3시간 30분 동안 진행했다.
이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후원회 회계책임자 A 씨와 이날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A 씨의 외삼촌 B 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내년 1월 11일 오후 2시 4차 공판과 2월 4일 5차 공판에서 있을 예정이다. B 씨는 김선교 의원의 지역구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검찰은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인 이 씨가 후원회 회계책임자 A 씨와 함께 근무하면서 불법후원금 모금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또 회계책임자 경 씨가 불법후원금 모금 및 지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경찰진술 번복에 대한 선거캠프의 종용 여부에 대해서도 캐물었다.
또 선거운동원 조 씨에 대해서는 사전에 추가수당 지급을 약속했는지 여부 등에 물었다.
앞선 공판에서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피고인(김 의원)은 양평이 고향이면서 3선 군수를 한 곳이어서 무리한 행위를 할 동기가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유튜브 선거홍보 직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사 결과 김 의원의 지지율이 경쟁후보보다 낮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기 때문에 변호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논리다.
# 총선 기간 김 의원과 경쟁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초접전...변호인 주장 무색
실제로 지난 2월 3일 여론조사기관 조원C&I가 내놓은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최재관 후보(39.4%)가 김선교 후보(35.3%)에 오차범위 내 앞섰다. 역시 조원C&I가 3월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선교 후보(42.4%)와 최재관 후보(41.4%)가 1.0%p 지지율 차이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또 4월 4일 세종리서치가 실시한 후보 간 가상대결 결과 민주당 최재관 후보와 통합당 김선교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43.6%)로 집계되면서 당시 선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검찰은 김 의원 측 선거캠프가 불법후원금 등으로 제작한 유튜브 선거홍보 동영상을 3월 26일부터 게시했다고 밝혔다.
#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 이 씨 “미신고후원금 모금사실 몰랐다” 진술 번복
이날 공판에서 검사는 이 씨에게 “후원금을 계좌입금하지 않고 현금으로 양평연락사무소로 가지고 온 경우도 많았지요”라고 묻자 이 씨는 “예”라고 대답했고, “한명현 선거대책본부장이 일부 봉투에 ‘접수하지 말 것’이라고 적은 후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건네준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대답했다.
이 씨는 또 유튜브 광고와 sns 홍보대행 계약과 견적서 등이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인 증인이 아닌 후원회계책임자 A 씨 명의로 체결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몰랐다”고 답변했다.
검사는 이어 “유튜브 광고 비용 1,100만원 중 부가세 포함 220만원만 피고인 김선교의 정치자금계좌에서 정상적으로 지출하는 선관위 제출용 이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을 아느냐”고 물었으나, 이 씨는 역시 “몰랐다”고 답변했고, 검사는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인 증인도 모르게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게 이해가 안간다”면서, “이런 계약들이 증인이 알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진행 될 이유가 있었느냐”고 추궁했다.
검사는 신문과정에서 선거운동이 한창인 4월 9일 한명현 선거대책본부장이 사무실에서 후원자들에게 오전 내내 감사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는데, 전화를 한 순서가 후원회회계책임자가 작성한 불법후원자 명단 순서와 일치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검사는 또 “후원회 회계책임자 A 씨는 증인과 회계책임자 경 씨가 당시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하던 이 모 씨 집에서 회계보고 준비를 하던 중 경 씨가 A 씨에게 ‘후원금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었고, A 씨가 ‘선거 홍보비용 1,300만원과 선거사무원 수당 1,500만원 주고 7~800만원 정도 남았다’고 대답했다는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한참 후 “못 들었다”고 답변했다.
검사는 “증인은 8월 5일 경찰조사 받은 후 3일 뒤인 8월 8일 옥천면 모 식당에서 김선교, 한명현과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하던 이 모 씨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이 씨가 김 의원의 차남에게 전화를 걸어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물어봤고, 김 의원의 차남이 20만원, 30만원, 50만원 합계 1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고 대답했는데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기억난다”고 시인했다.
그러자 검사는 “그 자리에서 이 씨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경찰 진술내용을 번복할 것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검사는 계속해서 “증인은 최초 경찰진술 시에 증인의 진술이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묻는 말에 사실대로 대답했다가 그 자리에서 이 씨 등 김선교 의원 측 사람들로부터 ‘경찰에서 겁을 줘서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할 것을 종용을 받자 검찰에서 진술을 번복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고, 이 씨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검사는 “증인이 검찰 조사를 받을 시 한명현 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 모 씨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변호사의 동석 하에 조사받기를 원했는데, 그 변호사 수임을 자발적으로 했는지, 또 수임료는 누가 냈느냐”고 물었으나, 이 씨는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고, 재판장까지 나서 대답할 것을 재촉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사는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증인이 저와 면담할 때 ‘경찰진술을 번복하라는 종용이 있었느냐’고 물어보니 증인은 ‘주변에서 경찰진술을 번복하라는 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기억난다”고 대답했다.
이 씨는 앞서 경찰진술에서는 미신고후원금 모금사실과 회계책임자 경 씨가 후원회 회계책임자 A 씨와 미신고 후원금 지출 사실 및 미신고후원금 잔액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검찰조사에서는 이를 번복했다.
이 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 대부분에 대해 묵묵부답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 ‘본 적 없다’ ‘몰랐다’는 대답 등으로 피해나갔다.
마지막으로 검사는 이 씨에게 “선서한 것 맞지요”라고 물어 ‘위증죄’로 처벌될 수도 있음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 검찰, 진술번복 종용 정황 담긴 녹취파일 증거 제출
앞서 검찰은 이 씨에게 진술번복을 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거대책본부장 한 씨의 전화통화 녹취파일’과 ‘주변에서 경찰진술을 번복하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한 이씨의 검찰 진술 영상녹화 녹취서를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에서 “후원회회계책임자 A 씨가 회계책임자 경 씨에게 미신고후원금이 있다는 사실과 선거운동원들에게 추가수당을 지급했다는 사실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씨는 “없었다”고 대답했다.
또 변호인은 “경찰에서 처음 조사를 받을 당시 경찰이 선거운동원들에 대한 법정 외 수당 지급은 양평연락사무소 회계책임자인 증인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추궁을 하자 선거회계책임자인 경 씨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던 것이지요”라고 물었고, 이 씨는 “네”라고 대답했다.
변호인은 소견서를 제시하면서 “증인은 평소에도 긴장한 상태에서는 불안감이 심해서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또 “김선교 피고인이 ‘금품 선거는 절대 안된다’, ‘선거에서 떨어져도 좋으니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라’고 강조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어 “많이 들었다”는 이 씨의 대답을 이끌어 냈다.
변호인은 이날도 이 사건 핵심 인물인 후원회회계책임자 A 씨에 대한 비판을 이어 나갔다.
변호인은 이 씨에 대한 반대신문에서 A 씨가 지시에 잘 따르지도 않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무단결근을 하는 등 업무에 매우 불성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계속해서 A 씨가 외삼촌이 운영하는 공장 뒷마당에 있는 콘테이너에서 혼자 살고 있다며 A 씨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재판부가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검사는 추가 신문에서 “변호인의 주장은 A 씨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취지인데, 증인은 아까 진술에서는 A 씨가 워낙 일을 잘했기 때문에 혼자 일을 다 했다는 식으로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검사는 또 ““증인이 오늘 증언하는데 어려워하는 태도나 (변호인이 제출한 소견서를 보면) 불안우울장애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어서 평소에도 긴장한 상태에서는 불안감이 심해서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어 국회의원사무실 인턴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데 증인이 계속해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 선거운동원 조 씨 “추가수당 수령 사실 인정…선거캠프에서 준 것으로 생각”
선거운동원 조 씨는 검찰 증인신문에서 선거유세단장 이 모 씨(남, 50)로부터 양평 선거연락소 부근에서 현금 52만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조 씨는 또 “이 씨로부터 받은 추가수당이 이 씨 개인 돈이 아닌 선거캠프에서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당시 이 씨가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율동원 8명에게 52만원씩을 불법적으로 지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변호인 측은 반대신문에서 “유세단장이 조 씨 등에게 추가수당 52만원을 주긴 했지만, 미리 추가수당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지는 않았다”는 조 씨의 대답을 이끌어 냈다.
# 검찰, 김 의원 등 선거캠프 관계자 56명 무더기 기소
김 의원은 지난 4.15 총선 기간 중 연간 1억5천만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총 66회에 걸쳐 4,771만원을 모금한 혐의와 특히 현금으로 후원금을 받은 후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하면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선거비용인 2억1천900만원을 초과해 써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초과 지출된 선거비는 선거운동원들에게 하루에 1인당 받을 수 있는 최고 금액인 7만원을 초과해 1,508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했으며, 연설원 등 3명에게 300만원, 김 의원 부인과 차남에게 200만원, 당협운영위원 활동비로 430만원, 여주 선거사무소 운영비용과 자원봉사자 식대 등으로 300만원, 회계책임자 급여로 650만원, 유튜브 선거운동비용으로 900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의원직 상실과 직접 관련이 있는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 씨 외에 선거운동원 등 캠프 관계자 54명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모두 기소했다.
현재 의원직 박탈과 관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 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며, 두 사람 재판이 끝나면 선거대책본부장 한 모 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 모 씨, 후원회회계 책임자 A 씨 등 3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 할 예정이다. 이후 당협운영위원장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 모 씨, 유세차량 운전기사 박 모 씨(김 의원실 7급비서),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의 재판이 예정되어 있는 등 이번 재판은 세 갈래로 나눠서 진행된다.
# 1월 11일 핵심증인 A 씨 증인신문...김 의원 불법후원금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공방
# 검찰, A 씨의 외삼촌 B씨 증인신청 “폭탄 발언 나오나”
내년 1월 1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후원회 회계책임자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는 불법후원금 모집과 지출에 대해 김 의원이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질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 A 씨가 6. 1. 미신고후원금 관련 자료를 김 의원에게 내용증명으로 송부하게 된 경위 △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가 미신고후원금 모금사실과 선거운동원 추가수당 1,508만원 지급 사실 등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 선거대책본부장 한 씨가 미신고후원금을 받아 겉면에 ‘접수하지 말 것’이라고 기재하여 A 씨에게 건넨 경위 △ 홍보기획단장에게 불법 선거비용을 지출하게 된 경위 △ 미신고후원금으로 지출한 선거비용을 회계책임자 경 씨가 회계보고에 누락한 경위를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 미신고후원금에서 회계책임자 경 씨에게 월급 6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게 된 경위 △ 김 의원 부인과 차남이 미신고후원금에서 각각 100만원씩 받아간 경위 △ 김 의원 부인이 선거기간 양평 연락사무소에 방문한 사실 여부 △ 김 의원 부인에게 미신고 후원금 명단을 줬는지 여부 △ 비공식보좌관 이 모 씨에게 미신고후원금 잔액 311만원을 건네주고 인수증을 받은 경위 △ 당협운영위원 활동비로 430만원을 지출한 경위 △ 여주 선거사무소 운영비용과 자원봉사자 식대 등으로 300만원을 지출한 경위 △ 사회자와 연설원 등 3명이 각각 100만원씩 받은 경위 △ 유튜브 선거홍보 직전 김 의원 지지율이 경쟁 후보 최재관보다 낮았던 사실 여부 △ 유튜브 광고 선관위 제출용 김 의원 명의의 이면계약서 작성 경위 △ 유튜브 선거홍보비용 900만원을 미신고후원금에서 지출한 경위 등을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선교 의원의 지역구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는 A 씨의 외삼촌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어 어떤 폭탄 발언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