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마 내생애최고, 장산미사일, 히든돌풍은 잠재력이 풍부한 미국산 수말이다. 경주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내생애최고(미·수·3전2/0/0·우태율·안병기 부:DOMINUS 모:PARTYINTHEPADDOCK 레이팅:45)
내생애최고는 안병기 마방의 수말로 순발력이 주무기인 전형적인 선행형 마필이다. 주행 심사와 데뷔전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두 번의 경주를 모두 우승하며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아직은 완성도 면에서 부족하나 잠재력만큼은 충분하기에 3세가 되는 내년에는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는 출전마 7두 중 5위에 그치며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초반 빠른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편안한 선행을 나서지 못한 채 시리우스에이, 오클랜드삭스 등과 선두 경합을 펼쳤다. 결국 직선주로에서 허덕거리는 모습을 드러내며 5위로 밀려났다. 데뷔전을 본 소감은 순발력은 있지만 끈기와 근성이 부족한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이며 첫 승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초반 스피드를 발휘하며 선행을 노렸는데, 안쪽에서 총알 발주를 보인 맥스런에게 밀려 선입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까지 외곽 선입 전개를 펼친 후 직선주로에서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데뷔전과 비교해볼 때 기록도 0.9초 앞당겼고 불리한 전개를 뚫고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력 향상으로 평가되었다.
세 번째 경주에서도 기세를 몰아 또다시 우승, 2연승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1200m로 거리를 늘려 출전했는데, 이전 경주와 달리 여유 있는 경주를 펼치며 완승을 거뒀다. 3번 게이트에서 빠르게 출발하며 쉽게 선행을 장악했다. 경주 중반부터 김용근의 러블리케어가 외곽에서 선두에 가세하며 경합을 펼쳐왔지만 변수는 되지 못했다. 결승선에 들어서자 더욱 좋아진 뒷심과 근성을 발휘하며 2위권을 4마신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승리했다. 실전 세 번의 경주를 지켜본 결과 나날이 발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행 자세도 갈수록 안정감을 보여줬고 힘이 차는 모습도 역력했다.
부마 도미너스는 현역 시절이나 씨수말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조부마 ‘스마트스트라이크’는 2007년과 2008년 연속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씨수말이다. 또한, 증조부가 씨수말 계의 전설 ‘미스터프로스펙터’라는 점에서 부계 혈통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거리 적성도 비교적 길게 나와 상위군에 올라가서도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모마 파티인더파독은 경주마로 데뷔하지 않았고 내생애최고가 첫 자마라 평가하기 어렵지만, 거리 적성도 길고 기본 이상은 되는 혈통이다. 따라서 질병 없이 관리만 잘된다면 내년에는 상위군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장산미사일(미·거·2전1/0/1·김병진·강환민 부:WILL TAKE CHARGE 모:JULIE FROM DIXIE 레이팅:38)
장산미사일은 신인 조교사 넘버원으로 평가받는 강환민 마방의 미국산 거세마다. 데뷔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후 직전 경주에서 막강한 추입력을 발휘하며 우승, 신예 기대주로 떠올랐다. 잠재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약점으로 지적되는 스타트만 보강한다면 앞으로 큰 성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10월 23일 펼쳐진 1200m 데뷔전에서 한 박자 늦은 출발을 하며 아쉽게 3위에 그쳤다. 중반에는 외곽을 선회하며 중위권에 가세했고, 직선주로에서 역전을 노렸으나 반 마신 차로 석패하고 말았다. 경마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만약 스타트만 제대로 했다면 2위는 넉넉했던 경주였다.
두 번째 경주는 1400m로 거리를 늘려 출전했는데,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이번에도 출발은 늦었다. 데뷔전보다 좀 더 늦은 ‘심한 늦발’이었다. 경주 끝난 후 심판에서 출발 불량으로 ‘출발심사’ 처분을 내릴 정도였다. 4코너를 열세 번째로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는데, 막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림 같은 장면이었다. 상대마들을 추풍낙엽으로 만들며 유유히 추입하는 주인공처럼.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부마 윌테이크차지는 블랙타입에서 6승과 2위 6회, 3위 1회를 기록하며 무려 392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씨수말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돼 평가하기 어렵지만, 부마 ‘언브라이들송’이 2017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올랐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좋은 혈통으로 보인다. 또한 거리 적성도 상당히 긴 편이라 상위군에 올라가서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모마 줄리프롬딕시도 노던댄서의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혈통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 따라서 스타트 능력만 보완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매우 밝다. 특히 조교사로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한 강환민 마방 소속이란 점에서 기대치를 좀 더 높게 본다.
#히든돌풍(미·수·1전1/0/0·김광명·이관호 부:MAJESTIC CITY 모:HIDDEN REALITY 레이팅:45)
히든돌풍은 스피드와 뒷심을 겸비한 이관호 마방의 신예 기대주다. 500kg대의 좋은 체격에다 주행 자세가 부드럽고 밸런스도 좋아 앞으로 관리만 잘 된다면 마방의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10월 22일 주행 심사에서 폭발적인 추입력을 과시하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는데, 문세영 기수가 철저하게 제어하며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를 일곱 번째로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는데, 막판에 그야말로 생고무 같은 탄력으로 날아온 것이다. 결승선 약 100m 부근부터는 추진을 멈추고 제어했음에도 LF가 12초 0이 나올 정도로 엄청났다. 웬만한 경마팬들은 쉽게 알아볼 정도로 눈에 확 띄는 주행 심사였다.
한 달 후에 펼쳐진 데뷔전에서 예상대로 우승했다. 그런데 추입이 아닌 선입으로의 우승이었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추입력을 기대했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빠른 출발을 하며 선두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4코너까지 안쪽에서 선입 전개를 펼친 후 네 번째로 직선주로에 들어섰다. 막판 결승선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거뒀다. 선두권에 바짝 붙으며 초중반에 힘을 쓴 만큼 막판 탄력은 폭발적이지 않았지만 안정된 경주 운영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부마 머제스틱시티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4승, 2위 3회와 3위 2회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씨수말로 전향해서는 히든돌풍이 첫 자마라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머제스틱시티 부마 시티집(CITY ZIP)이 2014년 미국 리딩사이어 4위에 올랐다는 점에서 부계 혈통에 어느 정도 기대치는 가져볼 수 있다. 모마 히든리얼리티도 배출한 자마가 없어 평가하기 어렵지만, 좋은 유전자를 보유한 것만은 분명하다. 따라서 히든돌풍은 앞으로 이관호 조교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주행 자세가 낮게 깔리고, 큰 주폭을 지닌 데다 선추입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큰 성장을 기대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