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강성훈의 ‘여고생 악플러’ 고소 사건이 악플러의 신원 파악이 되지 않아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캡처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고소장 접수 후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해당 악플러가 활동한 디시인사이드, 네이트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료를 확보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각 사이트에 개인정보 등의 자료가 보관돼 있지 않아 인적사항 확인과 특정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성훈은 지난 8월 이른바 ‘여고생 악플러’가 자신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소설처럼 지어서 비방했다는 취지로 고소를 진행하는 한편, SBS ‘본격연예 한밤’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여고생 악플러’는 자신이 강성훈과 같은 동네 주민이라고 주장하며 “강성훈이 분리수거하러 나왔을 때 실수로 부딪쳤는데 인사 한 번 한 적 없는 내게 야야 거리며 화를 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강성훈이 화난 얼굴로 꺼지라며 나를 밀쳤다. 손자국도 남았다”는 글을 네이트판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강성훈은 ‘본격연예 한밤’과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시비를 붙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바깥 노출은 스케줄 외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그렇게 소설처럼 지어내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강성훈의 고소 사실까지 알려지자 ‘여고생 악플러’가 직접 강성훈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장문의 사과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강성훈 측은 “고소 절차는 그대로 진행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강성훈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여고생 악플러’는 SBS ‘본격연예 한밤’ 제작진과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캡처
그런데 악플러의 신원 파악 실패로 기소중지된 이 사건에서 다소 눈에 띄는 점은 해당 악플러가 이미 지난 8월 ‘한밤’ 측과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악플러는 ‘한밤’ 제작진과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강성훈과 주민도 아니고 실물을 본 적도 없다. 강성훈과 전 매니저의 언쟁을 각색해 글을 작성한 것”이라며 2019년에 올라온 유사한 글에 대해서도 자신이 작성한 게 맞다고 시인하면서 강성훈에게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방송사 제작진과 연락이 닿은 상태라면 악플러의 정보를 특정하는 것이 단순 익명 사이트보다 수월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 측은 “(제작진과 악플러가 접촉했다는 점에 대해) 강성훈 측으로부터 따로 자료를 받거나 언급을 들은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일 그런 걸 알려주거나 자료를 넘겨주면서 인적사항을 특정해 달라고 한다면 당연히 수사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소인 측의 추가적인 자료 제출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악플러가 활동한 각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그쳐야 했다는 것. 그러나 이마저도 사이트 측에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지 않아 결국 기소중지 의견으로 송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후에라도 악플러의 신원이 밝혀진다면 수사가 다시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강성훈은 지난 2월부터 악플러에 대한 강경 대응 의사를 밝히며 고소를 진행해 왔다. 결과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