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6일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과 관련해 최종판결을 내렸다.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본사. 사진=일요신문DB
이날 ITC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관세법을 위반한 제품이라고 판단해 21개월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앞서 지난 7월, ITC는 10년 동안 수입을 금지한다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관련기사 미국 ITC, 대웅제약 나보타 수입 10년 금지 예비 판결 내려). 수입 금지 기간이 줄어든 이유는 보툴리눔 균주가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ITC가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관련 기술을 훔쳤다며 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2014년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나보타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이는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미국 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제품이다.
이에 메디톡스는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한 것임이 입증됐다”며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아 수입금지 기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용인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대웅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임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메디톡스 균주와 제조기술을 대웅제약이 도용했음이 진실로 밝혀졌다”며 “대웅제약은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대웅제약은 “ITC로부터 전달받은 최종결정에 대해 사실상 승소로 판단하며 균주는 더 이상 시비거리가 될 수 없음을 환영했다”며 “(ITC는)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해 예비결정을 뒤집었으나 제조공정 기술 관련 잘못된 판단은 일부분 수용하며 나보타에 대해 21개월간의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은 이어 “영업비밀 침해 없이 나보타를 자체 개발했음이 명백하므로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서 모든 법적 절차를 동원해 끝까지 싸워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며 “ITC 결과에 관계없이 나보타의 글로벌 사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