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동물 애호가였던 건 아니다. 그가 처음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던 건 2008년 아들이 페르시안 고양이를 집에 데려오면서였다. 그때만 해도 발루시는 집안에서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아들이 나 몰라라 고양이를 내버려두자 불만은 더욱 쌓여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상황은 역전됐다. 고양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고양이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했던 발루시는 결국 고양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2011년, 발루시가 심한 우울증을 겪었을 때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준 존재 역시 고양이였기에 발루시에게 이제 고양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됐다.
그때부터 발루시는 길고양이들을 도와주거나 아니면 아예 집으로 데려오기 시작했고, 고양이들이 서로 짝짓기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늘어난 고양이들은 현재 500마리에 달한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웃들이 당국에 불만을 접수하기 시작하자 입장이 난처해졌던 그는 결국 집을 새로 얻어 이사를 갔다. 현재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온 그는 이곳에서 보다 편한 마음으로 고양이와 개들을 돌보고 있다.
다만 혼자서는 사료비와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결국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부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몇몇 뜻 맞는 동물애호가들 덕분에 지금은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개와 고양이들에게 지출되는 식비와 병원비는 한 달에 8000달러(약 870만 원) 정도다.
발루시는 이렇게 유기동물을 돌보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묻겠습니다. 과연 이 지구는 우리 인간만을 위해 창조된 걸까요? 아니면 이 땅과 풍요로움을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나누는 게 맞을까요? 자비를 베푸세요. 다시 말씀드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바쳐야 하는 도덕적, 인간적 의무입니다. 그러니 자비를 베푸세요.”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